박근혜, 재정확대 말로는 쉽지
문재인, 금융기관 책임만 있나
안철수, 소득증대 과연 어떻게[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선거의 계절이다. 대선후보들이 내놓고 있는 금융관련 공약에 금융권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 특히 관심은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 해법이다. 하지만 정책의 실효성이나 현실성이란 점에선 2% 부족하다는 게 금융권의 지적이다. 대선후보들의 가계부채 해법에 대한 금융권의 평가를 알아본다.◆朴, 정부 재정 역할 강조 =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가계부채 대책은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요약된다. 정부 재정을 투입함으로써 가계 채무 재조정, 금리 경감, 신용회복 대상자 확대 등 '세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전략이다. 부동산 담보 대출에서는 주택연금 사전가입제도를 도입해 일부지분을 캠코 등 공공기관이 매입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는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주택 지분 일부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은행과 개인 간 부채를 정부(공공기관)와 개인으로 주체를 전환시키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재원 마련이다. 박 캠프에선 재원마련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다. 또 무조건적인 공적자금 지원은 형평성, 효율성,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등의 문제도 유발할 수 있다.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특정 기금이나 배드뱅크가 주택을 집단적으로 구매해 임대하는 방식은 공적자금을 투입한다는 의미"라며 "정부의 재정 건전성 문제, 채무자의 모럴 해저드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공적자금을 투입한다는 것은 결국 세금으로 이를 충당하겠다는 것"이라며 "내년 경기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과연 재정을 투입해 이를 해결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文, 금융기관 책임 강화 = 문재인 후보의 가계부채 해법은 이자제한법, 공정대출법, 공정채권추심법 등 일명 '피에타 3법'을 골자로 한다. 이자제한법상 연 30%인 이자율 상한을 25%로 예외 없이 내린다는 방침이다. 이 방안에 따르면 현행 이자제한법상 예외가 적용되는 대부업의 최고금리도 39%에서 14%포인트나 낮아지게 된다.
금융권에선 시장기능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고금리를 정책적으로 규제하면 개인 대부업체가 음성화해 불법 사금융시장이 오히려 활개를 친다는 것. 서민들에게 오히려 대출 문턱이 높아져 취약계층은 고리사채로 내몰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무조건적으로 금융기관에 책임을 돌리는 것은 은행의 건전성을 약화시키는 것"이라며 "취약계층은 불법 사금융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구조가 심화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선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자율 상한을 일률적으로 낮추는 것은 시장 기능을 무시하는 발상"이라며 "규제도 필요하겠지만 이와 함께 서민금융 자체를 확충하는 직접적인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安, 가계 소득 증대 통한 문제 해결 =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아직 가계부채 공약을 내놓지는 않았다. 다만 자신의 저서 '안철수의 생각'을 통해 정부와 금융 양쪽의 책임을 모두 강조했다.
특히 안 후보는 가계부채 문제 해결 방법으로 소득불균형을 없애고 서민과 중산층의 실질소득을 개선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가계의 소득 증대를 통한 문제 해결에 무게중심을 뒀다는 평가다. 그러나 빈곤층의 소득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늘릴 것인지를 언급하지 않아 원론 수준의 대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안 후보 측 경제정책 담당인 전성인 경제민주화포럼 대표(홍익대 교수)는 "큰 틀에서의 입장은 나왔지만 이를 분류해 전체적으로 균형을 맞추고 국민의 의견을 반영해 이달 안으로 해법을 내놓을 계획"이라면서 "지금 나온 내용과 다른 정책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