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미지 메이커에 도전하는 차기 ‘퍼스트레이디’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중국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국대표대회가 임박하면서 차기 퍼스트레이디의 역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새로운 국가 주석이 될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의 아내 펑 리위안(彭麗媛)이 이미 대중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T)는 최근 차기 중국의 퍼스트레이디가 될 펑 리위안에 대해 집중 조명하면서 “공산당이 어떻게 그녀를 활용하느냐에 따라 중국 근대화의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도에 따르면 펑리위안은 중국의 유명 가수이자 현역 소장이며, 세계보건기구(HWO)의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에이즈) 및 결핵 예방 친선대사로 활동 중이다. 또 지진 피해자를 돕기 위해 자원하고, 베이징에서 열린 금연 행사에선 세계적인 부호 빌 게이츠와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올해 49세인 그녀는 친근감 느끼는 외모를 가진 ‘타이거 맘(자식 교육에 매진하는 어머니)’이기도 하다. 그녀의 딸은 하버드에서 공부한다. 펑리위안은 탈세와 같은 스캔들도 없고 명품 의상이나 액세서리도 눈에 띄지 않는다. 이상적인 중국 전통 미인 얼굴에다 정ㆍ관계뿐 아니라 대중에게 인기도 높다.

펑의 이처럼 활발한 사회 활동은 마오쩌둥(毛澤東)의 부인 장칭(江靑) 이후 역대 중국 최고 지도자의 부인들이 대체로 조용한 내조를 벌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때문에 시진핑 부주석이 지난 2007년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후계자로 내정됐을 당시 펑이 중국의 근대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펑이 이런 역할을 맡기 위해선 걸림돌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중국 권력층 여성에 대한 인식이다. 중국에선 여성 때문에 남편이 파탄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불명예 퇴진한 보시라이의 아내 구카라이의 경우 영국인 사업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남편을 권력에서 끌어내리는 사건이 됐다. 펑이 에이즈 예방 친선대사로 활동한 점도 장애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에선 에이즈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홍보대사들이 비판의 대상이 됐다고 LA타임스는 전했다.

이 때문에 펑리위안이 시진핑에게 정치적 자산이 될 수 있지만 적극적인 대외 활동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중국판 트위터인 시나닷컴의 웨이보에선 그녀의 이름은 차단돼 있고 인터넷 검색도 매우 제한돼 있다. 일각에선 이번 당대회에도 펑리위안이 참석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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