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크레디트 아그리꼴, 그리스 자회사 1유로에 매각

그리스 알파은행, 佛 크레디트 아그리꼴로부터 엠포리키 은행 인수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프랑스 3위 은행 크레디트 아그리꼴이 그리스 자회사인 엠포리키 은행을 그리스 알파 은행에 1달러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매각은 크레디트 아그리꼴이 그리스 관련 위험을 줄이고 향후 엠포리키 은행에 투입해야 할 비용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1달러의 매각 비용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금액일 뿐이다. 크레디트 아그리꼴은 엠포리키 은행 매각으로 3·4분기 순이익이 약 20억유로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엠포리키 은행은 예금보다 대출이 더 많아 크레디트 아그리꼴이 엠포리키 은행에 계속 자본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크레디트 아그리꼴은 이미 지난 7월 그리스 중앙은행의 요구에 따라 엠포리키 은행에 23억유로를 투입했다. 크레디트 아그리꼴은 이번 알파 은행과의 계약으로 추가로 자본을 5억5000만유로를 더 투입키로 했다. 엠포리키 은행에 총 28억5000만유로를 투입하는 셈이다.

대신 엠포리키 은행에 필요한 나머지 자금은 알파 은행이 부담하게 된다. 그리스 3위 은행인 알파 은행은 그리스 2위 은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알파 은행은 그리스 은행 중에서는 그나마 가장 자본 건전성이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크레디트 아그리꼴은 이번 계약에 따라 향후 알파 은행이 발행하는 전환사채(CB) 1억5000만유로어치도 매입할 계획이다. 크레디트 아그리꼴은 그리스 관련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엠포리키 은행 매각에 착수했으며 지난 1일 알파 은행과 매각과 관련한 내용을 발표하고 협상을 진행해왔다.

크레디트 아그리꼴은 양 사 이사회와 그리스의 은행 구제금융펀드인 헬레닉 금융안정펀드(HFSF)가 이 거래를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크레디트 아그리꼴은 2006년 22억유로를 투자해 엠포리키 은행을 인수했다. 당시 엠포리키 은행은 그리스 5대 은행 중 가장 수익이 안 좋았다. 크레디트 아그리꼴에 인수된 후에도 엠포리키 은행은 2007년을 제외하고는 수익을 내지 못 했으며 결과적으로 크레디트 아그리꼴은 지난 6월 말까지 엠포리키 은행에서 약 57억유로 누적 손실을 기록했다. 크레디트 아그리꼴이 엠포리키 은행에 투입한 자금까지 합칠 경우 100억유로에 가까운 금전적 손해를 입은 셈이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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