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日 중앙은행장 3人 3色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국제통화기금(IMF)에 참석한 주요국 중앙은행장들이 각기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3차 양적완화(QE3)를 내놓은 미국은 유동성 확대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반면 경기부양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중국은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일본은 경기부양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경기부양책으로 인한 부수효과에 대해 우려하는 모양새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美 벤 버냉키 의장, 양적완화 2차 방어전=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지난 1일에 이어 양적완화 2차 방어전에 나섰다. 지난번에는 인플레이션 압력과 대규모 재정적자를 부추긴다는 국내 비판을 방어했다면 이번에는 신흥국의 불만 잠재우기에 주력했다.

벤 버냉키 의장은 14일 도쿄에서 열린 IMF 연차총회에 참석해 "선진국의 양적완화책이 신흥국 시장 경제의 불안을 가져왔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며 "오히려 FRB의 조치들이 신흥국 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어 "양적완화 정책은 미국경제 회복을 강화시켰을 뿐 아니라 미국 내 소비와 성장을 이끌어 세계 경제에도 도움이 됐다"고 주장했다. 선진국의 양적 완화책이 신흥국의 인플레이션을 가져온다는 지적을 적극적으로 반박한 것이다.

버냉키 의장의 발언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신흥국들의 양적완화 비판을 반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1일 기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미국과 유럽은 양적완화보다 재정지출을 확대해야 한다"며 "양적완화가 다른 국가들에 불리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오히려 신흥국들의 통화 관리를 문제 삼았다. 그는 "신흥국들이 자국 통화 가치를 낮게 유지해 무역상 이득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라카와 마사아키(白川方明) 일본은행(BOJ)총재

시라카와 마사아키(白川方明) 일본은행(BOJ)총재


◆日 시라카와, 양적완화의 명과 암 지적=
시라카와 마사아키(白川方明) 일본은행(BOJ)총재는 같은 총회에서 버냉키 의장에 비판적인 지지의사를 나타냈다. 선진국 유동성 확대의 명과 암을 둘 다 언급하고 나선 것이다. 시라카와 총재는 "국제 금융 위기 시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은 금융 시스템 안정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개입을 옹호하는 입장을 내놨다. BOJ 역시 지난달 19일 자산매입 기금 한도를 10조엔 늘리는 등 추가 양적완화책을 발표했다. 치솟는 엔고로 인한 수출기업들의 채산성 악화를 두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진국 양적완화 정책들이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을 경고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시라카와 총재는 "선진국의 유동성 확대 정책이 다른 나라들에는 2차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세계화가 심화되면서 한 나라의 무책임한 정책이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에 부작용을 안겨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라카와 총재는 선진국들이 성장률에 덜 집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성장률이 더 낮아질 수 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일반 대중들의 불만을 채워주기 위해 잘못된 정책을 채택했을 경우 세계 경제 회복세는 더욱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강(易綱) 중국 인민은행 부총재

▲이강(易綱) 중국 인민은행 부총재


◆中 이강 부총재, 두마리 토끼 쫓아=
경기 부양이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물가 상승과 부동산 버블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중국은 미국과 일본 등의 유동성 공급 정책에 있어서 온도차를 드러냈다.

이강(易綱) 중국 인민은행 부총재는 같은 총회에서 "금융정책의 최우선 과제는 물가 안정"이라며 "위기 시 신속하게 유동성을 주입할 필요가 있지만 부작용도 우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식량가격 상등 등 인플레이션을 크게 우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강 부총재는 "권력변환기에 13억 명의 먹을 것을 걱정하지 않으면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을 주의해야하는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로이터 통신은 이강 총재의 발언에 대해 출구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이어 지난 9월에 발표한 1조 위안의 경기 부양책에 대해 "경제 성장의 안정에 충분하며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는 적정한 규모"라고 평가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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