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랄라 부부>, 부부라는 이름의 멜랑꼴리 코믹 대소동

<울랄라 부부> 3회 KBS2 월 밤 10시
강력한 B급 드라마 <울랄라 부부>가 왔다. 전생과 현생, 선계와 인간계의 믹스매치 속에서 “날벼락” 같은 부부의 영혼 체인지까지. 이 황당무계한 설정 속에서 그들은 시종일관 “말이 안 되는 상황, 말이 안 되게 푸는 게 말이 되는 거”라고 외친다. 디테일을 살려 합을 짜는 신현준, 김정은 콤비의 앙상블과 오컬트적인 장면들이 주는 깨알 같은 재미 하나하나가 이혼 조정기를 맞은 부부의 “징그러”울 정도로 “저질”스러운 면면들을 파고드는데 적절한 장치가 된다. 바뀐 몸으로 서로의 역할을 어떻게든 꾸역꾸역 대신하려는 부부의 투톱 쇼가 시작되면서 재미만큼은 확실히 챙겨 넣었다.

그렇다고 한바탕 웃고 끝날 코믹물만은 아니다. <울랄라 부부>의 중심에는 “사랑한다고 결혼하는 것도 결혼한다고 사랑하는 것도” 아닌 애정사에서 부부로 사는 것이 얼마나 질기고 지리멸렬한지를, 특히 여옥(김정은)의 디테일한 심리와 처지를 통해 아내로 사는 것의 고단함을 그린다. 그러나 아내가 바라는 것을 뻔히 알고도 하지 않는, 집 안팎에서 급변하는 수남(신현준)의 권위적인 이중성에 무조건 인내하는 여옥은 없다. 다만 그녀는 할만은 하다가도 “밖에 나가서 기 죽을까봐” 수남을 봐 주고, 이혼을 하고도 남편의 눈엣가시로 보이는 동료에게 “쥐새끼”라고 기어코 말하고 오는 알 수 없는 복잡 미묘한 감정들 속에 있다. 앞선 황당한 설정들은 여옥을 휴대폰에 그냥 “여자”로 저장해 둔 남편이라는 사람의 디테일을 끄집어내는 일례처럼 여옥으로 하여금 자신이 지키고 싶어 했던 것들을 다시 보게 만든다. 그러니 실제 바뀌어야 할 것은 몸뿐만이 아니라 틀어질 대로 뒤틀린 이 부부의 관계까지 포함된다. 서사와 설정의 재미가 끈적끈적하게 얽혀나간다. 결론은 간단하다. 일단, 그냥, 이 기상천외한 부부 쇼를 한 번 지켜보자. 번외편까지 깨알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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