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사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신평사들

기존 'A-'에서 뒤늦게 'D'로 강등..늑장대응 논란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국내신용평가사들이 뒤늦게 웅진그룹에 대한 신용등급을 강등 조치하며 늑장대응 논란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평사들은 전날인 26일 웅진홀딩스와 계열사에 대한 신용등급을 낮췄다. 웅진그룹 계열사인 극동건설이 부도를 맞고, 지주사인 웅진홀딩스가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웅진홀딩스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D'로 강등했다. D는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를 의미한다. 신용등급 상으로는 우량 회사에서 일순간에 디폴트 기업으로 전락한 것이다.

최재헌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홀딩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함에 따라 신용등급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한기평은 웅진코웨이(A+)와 웅진케미칼(BBB+), 웅진씽크빅(A)은 기존 등급을 유지하되 향후 하향 검토대상에 올렸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웅진홀딩스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D'로 내렸고, 웅진코웨이(A+)와 웅진씽크빅(A)을 등급 하향조정 대상에 포함시켰다. 증권가에서는 미리 대상 기업의 위험도를 경고했어야 할 신평사들이 제 역할을 못 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웅진홀딩스의 경우 하루 만에 디폴트 기업으로 전락한 것은 신평사들의 업무 태만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웅진그룹 회사채를 보유하고 있다는 한 투자자는 "A급 회사채가 눈뜨고 깨보니 D급 휴짓조각으로 바뀐 게 말이 되느냐"며 "신평사들이 제 역할을 못하니 신용등급도 믿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웅진홀딩스가 발행한 회사채는 6500억원에 달한다. 이 회사는 3개월 전에도 3년물 회사채 500억원을 발행했다. 웅진 측이 기업회생을 신청하며 채권 투자자들은 원금 보장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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