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혈액 속 수은 농도, 미국인 3배

[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한국인의 혈액 속 수은 농도가 미국인에 비해 3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변의 카드뮴 농도 역시 서구인들에 비해 2배 수준이다.

환경부는 25일 2009년부터 3년간 만 19세 이상 성인 6000여명을 대상으로 인체 내 유해화학물질 16종의 농도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 16종은 납, 망간, 수은, 카드뮴, 비소 등 중금속 5종과 다환방향족탄화수소 2종, 내분비계 장애추정물질 3종,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 휘발성 유기화합물질 5종이다. 조사 결과 혈중 수은 농도는 3.08㎍/ℓ였다. 비교대상으로 제시된 미국인(0.98㎍/ℓ)의 3배 수준이다. 독일(0.58㎍/ℓ)이나 캐나다(0.69㎍/ℓ)보다는 4배 이상 많았다. 수은 농도는 40~50대 남성과 해안지역 거주자에게서 높게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장기간 수은에 노출되면 중추신경계나 신장 등에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요중 카드뮴 농도는 0.58㎍/ℓ로 역시 미국이나 독일(0.23㎍/ℓ)의 2배였다. 다만 수은과 카드뮴 농도 모두 독일 생체모니터링위원회가 건강에 무해한 수준으로 제시하는 참고치(수은 5㎍/ℓ, 카드뮴 1㎍/ℓ)보다 낮았다.

조사 결과에서는 흡연자와 비흡연자 사이의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의 요중 농도는 흡연자(76.9㎍/ℓ)가 비흡연자의 2배 수준이었다. 자일렌과 스티렌 등도 흡연자에게서 2~4배 높게 나타났다. 체내 유해물질 축적은 생활습관이나 식습관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곡물 등의 탄수화물과 대형 어류를 많이 먹는 아시아권은 수은과 카드뮴 등의 농도가 서양인보다 높게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국내 최초로 실시된 이번 조사에서 흡연 등이 화학물질 노출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다만 이번 조사는 인체 내 유해화학물질 분포실태와 노출요인을 조사한 것으로 건강검진이 포함되지 않아 조사결과를 건강영향과 직접적으로 연관시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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