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빅3, 슬로건이 시대정신이다

朴 '박근혜가 바꾸네' 文 '사람이 먼저다' 安 '새로운 변화 시작'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박근혜·문재인·안철수 등 '빅3' 대선후보들이 시대정신을 담은 캐치프레이즈 경쟁에 돌입했다.

대선 빅3, 슬로건이 시대정신이다 원본보기 아이콘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는 지난 20일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방명록에 '대한민국의 새로운 변화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안 후보는 전날 출마선언에서도 '국민이 선택하는 새로운 변화가 시작됩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안 후보는 이날 "국민들은 저를 통해 정치쇄신에 대한 열망을 표현해 줬다"며 "저는 18대 대선에 출마해 국민들의 열망을 실천해내는 사람이 되려 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가 이렇게 '변화'를 강조하는 것은 제도권 정치인인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와의 차별화를 통해 3자 대결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 후보는 지난달 20일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된 직후 '100% 대한민국'을 강조하며 "대한민국을 아끼고 사랑하는 모든 분들과 보수다, 진보다, 중도다 따지지 않고 함께 가겠다"고 밝혔다. 이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이 있는 봉하마을을 방문하고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만나는 등 '국민대통합' 행보를 이어갔다. 지난달 21일 현충원 방명록에는 '호국영령 뜻 받들어 국민대통합의 새 시대 열겠다'라고 적었다.

사실 박 후보는 지난 7월 대선출마 선언식에서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발표한 뒤 '내 꿈이라는 게 박 후보의 꿈(대통령)이 아니냐'는 비꼼을 받기도 했다. 대선경선 과정에서 사용한 '박근혜가 바꾸네'도 변화, 쇄신의 의지를 담은 캐치프레이즈이지만 야권으로부터 '현 정권과 차이점이 없어 보인다'는 비판을 들었다.지난 16일 당내 예선전을 통과한 문 후보는 '사람이 먼저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사용하고 있다. 현 정부, 여당이 민생을 살리지 못하고 있음을 겨냥한 것이다. 그는 17일 현충원을 방문해 방명록에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만들겠습니다'라고 썼다. 같은 날 서울 구로디지털단지를 찾아 '일자리가 먼저입니다'라는 주제로 정책간담회를 연 것도 캐치프레이즈에 입각한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문 후보가 후보 확정 직후 "변화의 새 시대로 가는 문을 열겠다"며 제시한 '다섯 개의 문(정치쇄신책)'은 이후 안 후보가 '변화'를 주창하면서 상대적으로 신선함이 떨어졌다는 평가도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선에서 캐치프레이즈의 효과는 굉장이 크다"며 "후보의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고, 후보의 이미지와 잘 맞는 캐치프레이즈일 경우 유권자들에게 충격을 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오종탁 기자 tak@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