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朴·文·安, 그들의 시대정신은?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2012년 12월19일. 누군가 대통령이 된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 등 잠룡(潛龍)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드라마와 영화보다 더 흥미진진한 현실이 펼쳐지고 있다.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유권자의 몫이다. 분석하고, 판단하는 기준이 있을 것이다. 대통령 후보가 가져야 할 기본은 무엇일까?

'시대정신과 지식인'은 이런 현실에서 던지는 메시지가 적지 않다. 우리 역사를 거슬러 올라 '원효에서 노무현까지'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은 지식인들이 고민하고 연구했던 우리의 시대정신을 보여준다. 시대정신은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금 우리는 암울한 현실에 서 있다. 젊은이들은 죽어가고, 일자리는 없고, 강력범죄는 도처에서 일어나고. 우울하고 슬픈 표정들이다. 이 암울한 현실을 극복하고 웃는 미래를 열어줄 수 있는 시대정신은 어떤 것일까. 책의 마지막 챕터인 '박정희와 노무현'이 눈길을 끈다. 시대정신으로서의 산업화와 민주화의 상징인 두 전직 대통령이다. 우연찮게 이번 대선에서도 박정희의 시대정신을 계승한 박근혜, 노무현의 시대고민을 이어받은 문재인 후보가 경쟁한다.

산업화냐 민주화냐, 보수냐 진보냐, 민족주의냐 세계주의냐, 성장이냐 분배냐. 우리는 이분법적 사고에 익숙해져 있다. 저자인 김호기 교수는 "현재적 관점에서 볼 때 21세기 우리사회를 이끌 시대정신은 단수가 아니라 복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함석헌과 노무현의 민주주의, 리영희의 민족주의, 장일순의 생명주의, 황순원의 인간주의 등이 결합된 복수의 시대정신이 미래를 이끄는 동력이 될 것이란 주장이다.

저자는 우리나라 지식인들의 시대정신을 탐구한 결과 세 가지 결론을 얻었다고 말한다. 첫째 새로운 시대정신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생산적 자기 부정이 요구된다는 것. 둘째 대안모색이 치열해야 된다는 것. 셋째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서는 개혁과 혁신이 중요하다는 주장. 오는 12월19일 대통령을 선택하기 전에 '생산적 자기부정으로 대안을 모색하고 개혁과 혁신에 나서는 사람'은 누구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시대정신과 지식인/김호기 지음/돌베개/1만4000원


정종오 기자 ik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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