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재건축 8월 거래 달랑 '1건'.. 8천만원 '뚝뚝'

강남구 개포동 일대 재건축 단지들의 매매 거래량이 7~8월 들어 전년대비 10% 수준에 그치며 거래가뭄 현상을 겪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 일대 재건축 단지들의 매매 거래량이 7~8월 들어 전년대비 10% 수준에 그치며 거래가뭄 현상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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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강남권 저층 재건축 단지의 '바로미터'인 개포동 주공1~4단지와 시영아파트의 3분기 매매 거래량이 바닥을 헤매고 있다.

지난 7~8월 거래량이 전년대비 10분 1로 줄어드는 등 투자자는 물론 실수요자들의 거래도 찾기 힘들다. 매매가도 전분기 대비 최고 7000만~8000만원이나 떨어지는 추세다. 급매물만 거래되는 등 매도자와 매수자의 가격차를 떠나 거래심리 자체가 실종됐다는게 일대 중개업소의 공통된 분석이다.1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개포주공1~4단지와 시영아파트의 지난 7~8월 거래량은 총 10건에 그쳤다. 90건이 거래됐던 전년동기와 비교해 10%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7월에는 9건이 거래됐고 8월에는 5개 단지 총 1만2600여가구에서 단 1건의 거래만 성사됐다.

주공1~4단지와 시영의 경우 소형평형 비율을 놓고 서울시와 본격적인 갈등을 빚던 지난 1분기 106건의 거래량을 기록하며 전년대비(120건) 다소 주춤했다. 이어 2분기에는 전년실적(81건)을 훌쩍 넘기는 127건을 기록하며 거래량 증가에도 가격이 떨어지는 기현상을 연출했다.

하지만 3분기 들어 거래량이 급감했다. 7월 9건, 8월 1건으로 지난해 7월 63건, 8월 27건에 비해 10분 1로 줄었다. 이중 소형평형 비율을 아직 확정하지 못한 1단지는 7~8월 거래량이 34건에서 '0'로 급감했다. 이외 2단지도 같은기간 17→0건, 3단지 12→1건, 4단지 18→4건, 시영 9→5건으로 모두 감소했다. 가격도 눈에 띄게 떨어졌다. 시영 28㎡(전용)의 경우 5월 4억5200만원에서 7월 4억1000만원으로 4000만원, 50㎡는 5월 6억6000만원에서 8월 6억500만원으로 5000만원 이상 떨어졌다.

주공1~4단지 역시 모두 매매가 급락세를 기록했다. 1단지 56㎡는 6월 9억원에 거래됐지만 9월에는 6000만원이나 떨어진 8억4000만원에 거래됐고 2단지 25㎡는 5월 4억7000만원에서 9월 3억9000만원으로 8000만원이나 빠졌다. 이밖에 3단지 35㎡역시 5월 5억7500만원에서 7월 5억3000만원으로, 4단지 50㎡도 5월 7억5000만원에서 7월 6억7000만원으로 4000만~8000만원 하락했다. 특히 모든 단지에서 올 들어 최고 거래가 대비 1억원 이상 빠진 거래건수도 눈에 띄게 늘었다.

문제는 이 일대 재건축 단지의 반등요소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까다롭던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까지 통과하며 불안요소를 제거하고 정부의 세재혜택까지 얻었지만 추가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거래가 위축돼 있는 것이다.

서울시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1단지도 불안요소로 꼽힌다. 2~4단지 및 시영과 달리 소형 30%안을 놓고 여전히 서울시와 팽팽히 맞서고 있는데다 5040여가구로 이 일대 최대 규모인 탓에 1단지 도계위 결과가 다른 단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서다.

개포동 일대 K공인 대표는 "1단지를 제외하고 모두 소형주택 비율을 크게 높여 서울시 심의를 통과했지만 시장에서는 호재로 작용하지 않고 있다"며 "추가하락을 기다리는 투자자들의 전화문의만 가끔 있을뿐 실거래에 나서는 사람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미윤 부동산114 과장 역시 "개포지구내 재건축 단지의 경우 정비계획안의 연이은 통과로 사업 방향이 정해지면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여 거래량이 줄었다"며 "처분이 급한 저가 매물만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서울 아파트 매매가 하락세의 진원지가 강남권 재건축 단지로 꼽히고 있는 만큼 호가 보다 낮은 가격으로 저가매물만 거래가 이어질 경우 하락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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