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환 한국항공산업진흥협회 부회장 인터뷰
오영환 한국항공산업진흥협회 상근 부회장.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우리나라는 일단 항공기를 자체 제작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야 항공 강국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
오영환 한국항공산업진흥협회 상근부회장은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에 대해 "정부는 2020년까지 우리나라 항공산업이 세계 7대 강국으로 등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나, 생각보다는 속도가 더디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나라 항공산업은 세계 14~15위 규모라며 우리나라의 위상에 비해 적절하지 않다고 평가한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2010년 항공우주산업개발정책심의회를 개최하고 2008년 19억달러였던 국내 항공산업 매출을 2020년까지 200억달러까지 끌어올리겠다며 '항공산업 발전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오 부회장은 이같은 정부의 목표 달성이 다소 어렵게 여겨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세 가지로 요약했다. 먼저 항공우주산업은 선진국들이 후진국들에게 기술을 이전하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 국가 안보에도 위협이 되고 기술을 개발하기까지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돼서다. 이는 우리나라에게도 해당되는 사항으로 기술 이전이 어려운 와중에 자체 기술 개발도 힘든 상황이다. 단기적인 수익을 기대하고 산업 자체를 육성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실제적인 기술을 마련한다고 해도 이를 수용할 시장이 부족하다는 게 오 부회장의 설명이다.
다만 이같은 목표가 마냥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허브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항공산업진흥협회가 창립 20주년을 맞는 등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역사도 도약기에서 벗어나고 있다. 또 대한항공, KAI 등 국내 업체 중에서도 세계적인 항공 기업들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기업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오 부회장은 "대한항공,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에서 상용화 가능한 항공기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은 이미 70~80% 가량 갖추고 있다"며 "항공기 엔진과 항공전자 부문을 보완한다면 완재기를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이 구축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오 회장은 "전국 13개 항공 관련 학과가 있어도 영세한 항공분야 기업에 취업을 꺼리는 경향이 많다"며 "학생들이 항공 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오 부회장은 "매년 인기리에 진행되고 있는 에어쇼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3년 6개월 가량 일본 오사카 총영사를 지내다 지난해 3월 협회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그는 취임 후 처음 본 에어쇼에 대해 "국민들에게 항공산업의 현주소를 알리는 정도로 생각했으나 실제적으로는 항공 비즈니스의 장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적인 기업들까지 참여해 총 1100여개 부스가 들어차고 각종 항공 관련 비즈니스가 펼쳐졌으나 약 일주일간의 행사 후 모두 철거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에 "우리나라도 상시적으로 항공 관련 비즈니스를 펼칠 수 있는 고정적인 전시 시설내지는 박람회장이 필요하다"며 "프랑스 파리 등 각종 항공 강국은 상시적으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일본이나 중국의 경우 MRJ라는 완재기(완성 항공기)를 개발했으나 이를 판매할 시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향후 완재기를 만들 수 있는 기술 내지는 플랫폼이 완성돼도, 시장 확보에 진땀을 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동북아를 아우를 수 있는 '항공산업 비즈니스 인프라'를 국내에 구축하고 다가오는 항공산업의 부흥기를 대비해야 한다는 게 그의 당부였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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