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양경숙 문자조작…금품 최종 목적지 파악 집중

[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민주당 공천헌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양경숙(51) 라디오21 전 대표에게 전달된 돈의 최종 목적지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

2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최재경 부장)는 양씨의 계좌에 입금된 돈이 흘러나간 1차 계좌추적을 마무리하고 2차 계좌추적을 시작할 예정이다. 검찰은 1차 추적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 됨에 따라 이번 주에는 2차 계좌추적과 함께 필요한 관계자들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이두식 수사기획관은 "양씨의 계좌에서 빠져나간 돈의 규모가 대부분 파악이 됐다"며 "처음 들어온 돈과 그다지 차이는 없고 추가적인 계좌추적 영장을 받아놓은 상태다"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돈이 잘게 쪼개져 인출되거나 다른 계좌로 넘어가 2차 계좌추적을 통해 돈의 최종 목적지를 확인하는 작업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수사기획관은 "1차 계좌추적만으로는 (상황을 파악하기)어렵다"며 "중간에 있는 사람들이 의미있다고 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검찰은 지난 2월9일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명의로 '공천헌금'을 낸 사람들에게 온 문자는 거짓인 것으로 확인하고 이 경위에 대해 파악하고 있다. 이 수사기획관은 "문자는 양씨가 보낸 것은 맞다"며 "양씨가 문자를 보내게 된 경위에 대해 진술하고 있지만 진술만을 그대로 믿고 수사하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표 명의로 온 이 메시지에는 '좋은 소식 감사합니다. 박지원이 밀겠습니다. 12번, 14번 확정하겠습니다. 이번 주 8개는 꼭 필요하고, 다음 주쯤 10개 완료돼야 일이 스무스하게(부드럽게) 진행됩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양씨는 일부 언론에 보도된 '10억원대 아파트 매입', '호화 해외여행', '성격 등 자신과 관련 내용들에 대해 분개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현재 구속돼 있어 반론권도 없는 상황에서 자신을 '꾼'처럼 몰고간다고 검찰에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 28일 양씨와 양씨에게 민주당 비례대표 공천 청탁을 대가로 금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서울 강서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이양호(55)씨, 부산지역 건설사 대표 정일수(52)씨 세무법인 대표 이규섭(57)씨 등 3명을 모두 구속했다. 이들 3명이 양씨에게 건넨 돈은 모두 40억원으로 검찰은 이 중 실제로 건너간 돈은 32억8000만원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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