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락서에 뜬 평범한 삼성 직원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지난달 30일 삼성그룹의 열정락서 시즌3 첫번째 강연이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개최됐다.

이날은 지금까지 개최됐던 열정락서 행사 중 처음으로 유명인사가 아닌 평범한 삼성 직원이 나와 평범하지 않은 자신만의 생생한 경험담을 이야기해 4000여 관객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강연자로 나선 차재승 제일모직 대리는 대학시절 새우잡이 배를 탄 경험을 걸쭉한 부산 사투리로 풀어냈다.

차 대리는 "방황하던 대학시절 무작정 떠난 호주에서 짧은 영어실력 때문에 뜻하지 않게 새우잡이 배를 타게 됐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이어 "한 번 배를 타고 나가면 한 달은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인과 스테이크와 새우만 먹으며 버텨야 했다"며 "새우가시에 찔린 양손은 피투성이가 되기 일쑤였고 배 안의 작업대에 깔려 목숨을 잃을 뻔한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거듭된 고난 속에 오히려 주어진 상황에 불평만 하지 말고 한 번 해 보자고 결심했다"며 "그 때부터 크레인 작업, 엔진수리, 항해법까지 닥치는 대로 배웠고, 9개월이 지났을 때는 주변 선주들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을 정도로 인정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새우잡이 배에서 1년을 보낸 후 한국에 돌아온 그의 삶은 180도 변했다. 불평불만 많은 '투덜이'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무장한 청년으로 탈바꿈한 것.

그는 "어려운 상황을 이겨냈던 새우잡이 경험은 입사면접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며 "입사 후에도 호주 새우잡이의 값진 경험을 살려 직장동료들에게 자신감과 긍정적 사고를 전파하는 '전도사'로 활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된 새우잡이 경험을 통해 환경의 주인이 되는 방법을 익혔다"며 "대학생도 어려운 상황에 자신을 던지고 부딪쳐야 성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삼성의 사원, 대리급 직원 강사의 강연은 열정락서가 시즌 3를 맞아 새롭게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위해 삼성은 국내 임직원 20여만명을 대상으로 공모해 차 대리를 포함 총 10명을 선발했다. 앞으로 열리는 행사에서도 삼성의 사원, 대리급 직원이 강연자로 나서 생생한 땀의 스토리를 대학생에게 전할 예정이다.

이창환 기자 goldfi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