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 먹어도 대사증후군 개선안돼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홍삼이 각종 만성질환에 도움을 주는지 알아보려는 야심찬 연구가 기대했던 결과를 내지 못했다. 홍삼은 혈압, 지질 등 13가지 건강지표 중 단 한 가지도 개선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의 독특한 디자인 때문일 수 있다며 더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연세의대 가정의학과 심재용 교수팀은 홍삼이 대사증후군을 가진 사람의 심혈관계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는 이중맹검 무작위 통제 연구를 시행했다. 고려인삼학회가 후원하고 한국인삼공사가 비용을 댄 이 연구의 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 학술지에 최근 발표됐다. 연구결과 홍삼을 12주간 투여한 그룹과 가짜약(위약)을 먹은 그룹 사이 13가지 지표에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13가지는 혈압, 지질, 혈당, 복부비만 등으로 대사증후군에 관련된 각종 건강지표들이다. 피험자 60명은 캡슐에 담긴 홍삼가루 0.5g을 1회 3개, 하루 3번 총 4.5g 복용했다. 이는 하루에 작은 티스푼 3개 분량이다.

연구가 실패로 돌아간 데 이유에 대해 연구팀은 "대사증후군 초기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시행해 이것이 홍삼의 긍정적 효과를 희석시킨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복부비만, 고혈압, 당뇨병 등을 복합적으로 가진 '대사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했는데, 다른 약을 복용 중이거나 의료적 처치가 필요한 사람들은 제외했다.

홍삼이 만성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본 연구는 많이 시도됐지만 일관된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과거 동물실험에서는 심혈관계 질병과 여러 대사성 지표에 잠재적 이익을 보였지만, 사람 대상 연구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흔했다. 또 혈압을 낮추는 효과를 보인 연구가 있는 반면, 건강한 사람에 투여하면 오히려 혈압을 다소 상승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연구들이 대부분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특정 질병을 가진 사람에게 시행됐기 때문에, 만성질환을 복합적으로 가진 대사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심혈관계 위험에 대한 총체적 영향을 보려던 게 이번 연구의 목적이었다.

연구팀은 "홍삼은 대사증후군을 가진 사람의 혈압이나 지질, 혈당, 동맥경화 등에 영향을 준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보다 길고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가 시행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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