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밥·김치·채소 소믈리에까지...전문영역 넓어져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소믈리에하면 보통 와인의 맛을 보고 권해주는 사람이라고 인식하기 쉽다. 하지만 소믈리에는 불어로 '맛보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한국어로는 감별사나 감정사를 뜻한다. 최근 와인 뿐만 아니라 차 소믈리에, 채소 소믈리에, 김치 소믈리에, 밥 소믈리에, 막걸리 소믈리에 등 새로운 소믈리에 영역이 속속 등장해 눈길을 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양한 나라의 티를 테이스팅(Tasting)하고 그 특징과 배경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맞는 티를 추천해주는 티 소믈리에가 각광받고 있다. 이들은 최근 들어 홍대나 대학로, 인사동 근처에 'TEA 카페'를 많이 창업하고 있는 추세다. 창업 전문가들 역시 이미 포화상태의 치열한 커피시장 보다는 건강을 키워드로 차별화된 전문성을 갖는 것이 유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이를 위해서는 건강은 물론 맛과 여유를 찾을 수 있는 티 카페를 주목하고 있다.

정승호 한국 티 소믈리에 연구원 대표는 "다양한 티를 경험한 사람일수록 유능한 티 소믈리에가 될 수 있다"며 "한국 티 소믈리에 연구원에서는 기초과정인 브론즈과정, 강사양성 과정인 실버과정, 강사양성심화 과정인 골드과정으로 세분화해 티 소믈리에를 양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소와 김치 소믈리에도 새로운 직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채소 소믈리에는 채소와 과일에 대한 지식을 전파하고, 채소를 대량으로 소비하는 레스토랑 등에서 신선한 채소를 선택하고 구매하는 것을 돕는 직업이다. 일본의 경우 채소 소믈리가 이미 4만5000여 명에 달하는 등 식품업체 메뉴개발자, 요리연구가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채소 소믈리에협회 관계자는 "국내에는 채소 소믈리에가 350여명 정도"라며 "자격증을 취득하면 대형마트나 레스토랑 등에서 식자재를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치 소믈리에도 레시피 작성에서 부터 재료구입, 보관법 등 어떤 김치로 어떻게 담그고 관리해야 하는지를 돕는다. 또한 우리 식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 한식 세계화도 김치 소믈리에의 역할 중 하나다.

이 밖에도 밥 짓는 노하우를 전수하는 밥 소믈리에와 막걸리의 구입과 보관을 책임지고 고객에게 적합한 막걸리를 추천해주는 막걸리 소믈리에 등 수많은 분야에서 소믈리에들이 탄생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들은 국가가 인정하는 공인기관에서 피나는 노력과 땀을 통해 한 분야의 전문가가된 사람들"이라며 "이러한 전문 인력 양성은 우리나라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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