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세계 경제대국을 꿈꾸는 중국 기업의 임원들은 1년 전만 해도 비즈니스 선물용으로 1만2900달러(약 1456만원) 상당의 롤렉스, 카르티에, 스와치 시계를 구입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로 '큰손'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고 미국 경제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가 최근 전했다.중국의 유통업체들은 소비위축으로 할인행사에 나서 '제살깎기' 경쟁을 벌이고 명품 시계만 고집하던 기업 임원들은 이보다 40% 싼 시계를 택하고 있다.
전자제품 메이커에서부터 신발 제조업체에 이르기까지 중국 기업들은 현지인들의 닫힌 지갑을 열기 위해 수익 감소도 무릅 쓴 채 할인행사에 열 올리고 있다. 내수 시장이 높은 경제성장률을 등에 업고 급성장하다 최근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6월 중국의 소매판매는 지난해 동월보다 13.7% 늘었다. 이는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세계 금융위기 시발점인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직후와 비슷하다.중국인들이 현 경제상황을 금융위기 때만큼이나 위험하다고 보는 것이다. 홍콩 소재 경제연구소인 코어 퍼시픽 야마이치의 유진 맥 애널리스트는 "과거 중국인들이 가격표도 보지 않고 물건을 샀지만 최근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전했다.
중국 맥도널드의 경우 15위안(약 2668원)짜리 저녁 메뉴를 선보인 뒤 지난 2ㆍ4분기 매출이 2.2% 늘었다. 여전히 부진한 실적이지만 1분기 매출이 8.5%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괜찮은 성적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특수를 누린 스포츠 의류 업체 리닝의 경우 지난달 상당한 수익 감소가 예상된다고 발표한 지 3주만에 최고경영자(CEO)가 물러났다. 과도한 가격 할인 행사가 매출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한 탓이다.
중국 제2의 가전제품 소매업체 궈메이전기(國美電器)는 지난달 온라인에서 50%가 넘는 할인행사를 진행했다. 1000위안 상당의 제품을 구입할 경우 200위안은 깎아주기도 했다.
가격 할인은 기업의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궈메이는 상반기 실적이 적자로 예상된다고 밝히면서도 반값 할인 행사에 나섰다. 신발 브랜드 '에어솔로'와 '알도'의 유통권을 지닌 다프네 인터내셔널 홀딩스는 과도한 가격 경쟁이 제조비 상승과 맞물려 기업의 전체 마진을 감소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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