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비디오도 사전 검열?" 가요계 반발

18일부터 '인터넷 뮤직비디오 등급 분류' 시행..가요계 "음악 제작 및 유통 현실 외면"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오는 18일 '인터넷 뮤직비디오 등급 분류' 시행을 앞두고 가요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등급 분류'가 사실상 '사전 검열'의 성격을 갖고 있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데다 가요의 유통 시스템과도 맞지 않는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지금까지 뮤직비디오는 대가 없이 인터넷에 유통되는 경우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사전 등급 분류 심사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이번 '인터넷 뮤직비디오 등급분류'가 시행되면 뮤직비디오뿐만 아니라 티저 영상 등에 대해서도 등급이 매겨지게 된다. 주제, 선정성, 폭력성, 공포성, 대사, 모방 위험 등 총 여섯 항목이 기준이다. 박병우 문화체육관광부 영상콘텐츠산업과장은 "방송사 심의에서 불가 판정을 받은 뮤직비디오가 인터넷에서 화제가 돼 조회 수가 올라가는 등 청소년들이 무분별하게 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제도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뮤직비디오 제작 및 배급업자는 뮤직비디오가 시작하는 시점부터 30초 이상 해당 등급을 표시해야 한다. 등급 분류를 받지 않으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되고, 등급 표시를 위반하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문다.

이에 가요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 제도가 "음악 제작 및 유통 현실을 외면한 처사"라는 것. 심의 소요기간인 2주 동안 뮤직비디오가 음반 발매일정에 맞추지 못하거나 적정한 등급을 받지 못하면 향후 가수들의 활동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게 된다. 또 '치마 길이가 몇 센티이면 선정성이냐', '때리는 장면이 얼만큼 나오면 폭력적인 것인가'라는 등 선정성, 폭력성 등에 대해서는 기준 자체가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가수들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매달 '월간 윤종신' 음원을 발매하고 있는 윤종신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러면 '월간 윤종신' 8월호 뮤비를 9월에 봐야 하는 일이 생긴다"면서 "'월간 윤종신'은 뮤직비디오 없으면 온라인에서 홍보 불가다. 폐간 수순일 듯"이라는 글을 남겼다. 은지원 역시 트위터를 통해 "일자리를 하나 만들어 준 건지 아님 진짜 필요성이 있다 싶어 하는 건지…더러워서 뮤비 안 찍는다"고 비판의 소리를 높였다.

인터넷을 통해서도 반대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에 개설된 '뮤직비디오 등급 분류 제도 반대청원'에는 8일 오전 현재 8240명이 서명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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