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을 상징하던 도장, '어보'를 만나다

다음달 1일 재개장 기념 국립고궁박물관서 '왕의 상징, 어보' 특별전 열려

[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조선시대 왕을 상징하는 도장인 '어보(御寶)'를 만날 수 있는 특별전이 열린다.

조선시대 왕들은 왕위에 오르는 자리에서 '이제 왕이 되었다'는 징표로 '어보'라 불리는 개인 도장을 받았다. 어보는 국가의례가 행해질 때마다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물건이었다. 어보는 왕뿐만 아니라 왕세자, 왕세자빈, 왕후, 빈에게도 주어졌으며, 주인의 사후 종묘 신실에 영구히 모셔져 왕실과 국가를 지키는 상징이 되었다.
태조 가상시호 금보(太祖加上諡號金寶)|조선(朝鮮), 1683년|금속에 도금|9.6×9.6×7.3cm|3.5kg 
숙종 9년(1683) 위화도회군(威化島回軍)의 뜻을 더하여 정의광덕(正義光德)이란 시호를 가상하며 만든 금보이다.

태조 가상시호 금보(太祖加上諡號金寶)|조선(朝鮮), 1683년|금속에 도금|9.6×9.6×7.3cm|3.5kg 숙종 9년(1683) 위화도회군(威化島回軍)의 뜻을 더하여 정의광덕(正義光德)이란 시호를 가상하며 만든 금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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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관장 정종수)은 다음달 1일 재개관을 기념해 '왕의 상징, 어보' 특별전을 개최한다고 30일 밝혔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왕세자 책봉과 왕비책봉은 왕위계승과 직결된 사안이었고, 국장 진행과 함께 시호 등을 바치는 일은 국왕에 대한 역사적 평가 작업의 일환이었으므로 의례용 어보는 조선의 정치사가 그대로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왕이 행정업무를 볼 때 사용했던 도장인 국새(國璽)와 달리 '어보'는 의례용으로 제작됐다. 살아 생전에는 궁궐에 보관했다가 사후 국장 전까지는 왕의 시신을 모시는 빈전에 모셨고, 삼년상이 끝나고 난 후 신위를 종묘로 모시는 부묘 때 어보도 함께 모셔갔다.

조선시대 어보는 총 368점이 제작됐으며, 현재까지 총 327점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이 중 63점이 일반에 공개된다. 국립고궁박물관은 6개월만의 재개관에 맞춰 상설전시관의 새단장도 마쳤다. 궁궐을 방문하더라도 일반인이 접근할 수 없는 공간을 실물 크기로 재현한 전시도 마련됐다.
<조선의 국왕> 전시실 중 ‘왕실도서관’ 재현장

<조선의 국왕> 전시실 중 ‘왕실도서관’ 재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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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초상화인 어진을 모시는 전각인 창덕궁 선원전의 감실 모습과 규장각의 왕실 도서관을 실물 그대로 재현했다. 이밖에도 서구화된 대한제국 황실에서 실제로 사용했던 유럽식 의자와 탁자, 오얏꽃무늬가 수놓아진 황금병풍과 샹들리에 등을 전시했다.

현장체험학습을 위해 박물관을 찾는 학생들을 위한 전시실을 신설하고, 편의시설도 확충했다. 박물관 지하1층에는 '천문과 과학'실을 새롭게 만들어 별자리 지도와 각종 해시계, 물시계 자격루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전시했다. 또 보다 편안하게 박물관을 관람할 수 있도록 지하층 휴게공간과 교육공간을 조성했다.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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