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위원장, 우리금융 민영화 또다시 흥행실패(?)

[아시아경제 조영신 기자]우리금융지주 매각이 또다시 흥행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김석동 금융위원회 위원장의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유력하게 거론됐던 KB금융지주가 우리금융 예비입찰에 참여하기 않기로 함에 따라 우리금융 민영화가 흐지부지 끝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김 위원장이 주도한 우리금융 민영화가 두 번이나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김 위원장의 책임론이 금융권에서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8월 실시된 2차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이 실패로 끝났을 때에도 김 위원장의 책임론이 거론된 바 있다.

당시 'MBK파트너스 컨소시엄' 한 곳만 참여, 우리금융 2차 매각이 무산됐다.김 위원장은 두 차례 실패로 끝난 우리금융 매각을 올해 재추진하면서 강한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따라서 금융권에서 또다시 김 위원장의 책임론이 거론될 가능성이 커졌다.

설상가상 공정거래위원회의 양도성예금증서(CD) 담합 의혹 조사와 감사원의 가산금리 조작 등으로 해당 주무부처인 금융위가 곤경에 처해 있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김 위원장에게 불리하다.

공적자금 회수는 물론 법을 지키기 위해 김 위원장이 우리금융 매각에 나섰지만 KB금융의 불참으로 3차 우리금융 매각 시도는 사실상 흥행실패작이라는 평가가 금융권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와 반대로 김 위원장의 책임보다 대선 등 정치적 이슈로 인해 우리금융 매각이 또다시 오리무중이 됐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노조의 반발과 정권 말 특혜시비 등 정치적 고려가 작용, 우리금융 매각이 또다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는 것.

금융권 한 관계자는 "대선을 불과 4개월여 앞둔 정치적 여건을 볼 때 우리금융과 같은 대형 매물이 처리될 수 없을 것"이라며 "KB금융 이사회도 이 같은 정치적 분위기에 감안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KB금융이 불참했다고 해서 우리금융 매각이 완전히 불발된 것은 아니다. 27일 예비입찰이 끝나야 최종 흥행 여부를 알 수 있다.

다만 사모펀드만 예비입찰에 들어올 경우, 특히 외국계 사모펀드가 들어올 경우 우리금융 민영화는 다음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론스타 트라우마가 금융권 곳곳에 남아 있는 이상 국내 최대 지주회사를 통째로 외국계 사모펀드에 넘길 수 없을 것"이라며 "우리금융 민영화가 다시 연기될 경우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조기민영화, 금융 산업 발전이라는 3가지 목표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방안을 다시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신 기자 as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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