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신도시 동탄·판교·광교, 줄줄이 집값 하락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탄탄한 배후 수요와 뛰어난 서울 접근성, 편리한 교통 등의 장점으로 관심이 뜨거웠던 2기 신도시마저 집값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신도시도 부동산 침체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24일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동탄1신도시는 2010년 상반기부터 올 하반기까지 5분기 연속 하락했다. 2007년 상반기 3.3㎡당 1354만9000원을 기록했던 집값은 올 상반기 1177만원으로 떨어졌다. 2009년 이후 처음으로 3.3㎡당 1200만원 선이 무너진 것이다. 오는 8월 동탄2신도시에 5519가구가 추가 공급되면 동탄신도시 집값은 더 약세를 띨 것으로 보인다. 분당의 대체 주거지로 관심을 모았던 판교신도시도 3.3㎡당 매매가 2415만9000원으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평균 매매가(2691만9000원)에 조금 못 미치는 높은 시세가 형성됐지만 상반기 매매가는 1.13% 하락했다.

올 하반기 본격적인 입주를 앞둔 광교신도시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광교신도시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달 말 입주하는 한양수자인 전용면적 84㎡ 분양권은 3500만원까지 빠진 물건도 있다"면서 "집을 팔고 이사하려고 했다가 안 팔려서 잔금 납부에 차질이 생기는 등 사정이 급한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광교·판교는 분양권 전매제한 완화가 오히려 역풍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전매제한 완화의 수혜 대상인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아파트 단지는 총 3만4854가구로 이 중 3분의 1이 넘는 1만1936가구가 광교신도시(9225가구)와 판교신도시(2711가구)에 밀집됐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팀장은 "분양권 전매제한 완화 조치가 오히려 매수자들의 이탈을 부추긴 측면이 있다"면서 "잘 나가던 2기 신도시마저 휘청거리면 분양 시장에도 상당한 충격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상승기에는 전매나 거래를 자유화하는 조치가 나오면 매수세가 붙어 값이 오르지만 하락기에는 그동안 팔지 못했던 공급자가 매물을 쏟아낸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주택거래 활성화를 목표로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1~5년에서 1~3년으로 완화한 바 있다.



이민찬 기자 le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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