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증권사 살 길은 특화·전문화"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중소형 증권사가 최근 증권 불황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미국과 같은 특화·전문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공급자 입장에서가 아니라 수요자 관점에서의 차별화된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24일 최순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주식거래량이 감소하며, 위탁매매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 증권사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고객 니즈 관점에서 시장에 접근하면 보다 다양한 사업모델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연구위원은 "미국 중소형사는 기업 자문 중심의 투자은행(IB) 업무를 하고 있다"며 "위탁매매도 법인 중심이며 자기매매는 IB 딜과 연계된 경우로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리서치 업무는 주로 10개 미만의 선택적 산업에 집중한다"며 "대형사와 차별화를 위해 중소형주를 커버리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연구위원은 "미국 중소형사는 인건비 비중이 60~75%에 달하는 반면, 대형사는 50% 수준"이라며 "중소형사가 기반 인프라가 요구되는 위탁매매 및 트레이딩보다 인력 및 네트워크 위주의 IB사업에 주력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거의 모든 중소형사가 자산관리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점도 특징으로 언급됐다.

최 연구위원은 이상의 내용은 공급자 관점에서의 차별화라면서, 수요자 관점에서 미국 중소형사가 지닌 강점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선 미국 중소형사 IB 부문의 주요 고객층은 중소·중견 규모의 상장기업, 비상장 기업 및 벤처회사들이라고 했다. 특히 미국 중소형사는 특정 산업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 주요 고객 역시 각 중소형사가 집중하는 산업에 속한 기업들이라는 것이다.

그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중견기업들은 재무 및 법무 관련 업무에 취약해 가업승계, 창업자 지분 매각 등 업무 니즈가 다양하다"며 "중소형 증권사들은 이런 고객 수요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려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중소형사는 시니어급 담당자가 모든 단계에 직접 참여하는 반면 대형사는 대부분 업무를 주니어급이 처리한다"며 "중소형사 시니어 담당자는 업계전문가이자 CEO의 개인상담자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언급했다.

최 연구위원은 "수요자 입장에서의 시장 세분화와 서비스 차별화가 필요하다"며 "국내 중소형사의 노력과 창의성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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