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해영의 좋은시선]올스타전의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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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이 절반 이상 흘렀다. 74~79경기씩을 소화한 8개 구단 선수들. 최근 찾아온 더위와 장마에 체력은 대부분 한계에 도달했다. 이 같은 시점에서 맞게 되는 올스타전 브레이크는 매우 중요한 시간이다. 4일 동안의 휴식은 각 팀의 재정비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모처럼 찾아온 휴식에 가장 반가운 건 부상병동 구단이다. 충분한 회복과 함께 후반기 승부수를 띄울 수 있다. 하지만 상위권을 달리는 구단의 선수들만큼 마음은 여유롭지 못하다. 심적으로 여유롭게 휴식을 즐기기 어려운 셈이다. 하지만 이들 모두에게 재충전의 기회가 제공되는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다.

실제로 후반기 초반 연승을 달리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휴식으로 인한 회복 때문만이 아니다. 전반기와 후반기 1승이 가지는 의미는 확연하게 다르다. 대부분의 선수단은 승리를 위해 무리수를 쓰면서까지 악착같이 매달린다. 후반기 경쟁에서 당하는 연패는 그래서 더욱 치명적이다. 자칫 상위권에서 멀어지면 영원히 터닝 포인트를 마련하지 못할 수도 있다. 각 구단 감독들은 이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쉴 틈 없이 다양한 구상을 떠올리며 후반기를 준비한다. 조금 더 솔직하게 말하면 올스타전에 그다지 신경을 기울이지 않는다. 이는 선수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머릿속은 후반기 레이스의 첫 경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한 계산으로 분주하다. 올스타전을 맡은 감독들이 소속팀의 선수를 무리시키지 않는 건 이와 같은 맥락이라 볼 수 있다. KIA의 에이스 윤석민은 후반기 재도약을 위해 올스타전에 출전하지 않고 휴식을 취한다. 삼성의 이승엽도 이는 마찬가지. 이 같은 측면에서 롯데 구단에게 지난 올스타전 베스트 10 인기투표에서 10명의 선수를 모두 배출한 영광은 그리 달답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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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의 경우는 더더욱 그러하다. 올스타전은 토요일에 열린다. 무대에서 많은 투구 수를 소화한다면 3일 뒤 치러지는 후반기 첫 경기 출전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걱정에 둘러싸인 건 타자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부분이 올스타전에서 부상을 당하거나 체력적인 문제가 발생할까 전전긍긍한다. 이전까지 올스타전에 출전했던 적잖은 선수들이 100% 실력을 발휘하기보다 적당히 임하는데 주안점을 뒀던 이유다. 물론 올스타전에서는 그 누구도 전력으로 뛰라고 독촉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올스타전 브레이크에 휴식을 이틀 가량 더 추가한다면 올스타전은 훨씬 더 긴장감 넘치는 경기로 바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최근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은 자부심이 무척 강하다. 적어도 성의가 없는 플레이를 펼치진 않는다는 말이다. 머릿속으로는 대부분 후반기 첫 경기를 의식하고 있겠지만.가까운 미래 올스타전은 프로야구 10개 구단의 선수들로 구성될 수 있다. 양대 리그로까지 나뉜다면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 간의 수준 넘치는 경기로 발전할 수 있다. 사실 글쓴이의 바람은 따로 있다.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한일 레전드 올스타전을 시발점으로 내년 한일 현역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이는 한국과 일본 야구팬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는 것은 물론 양국의 야구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올스타전이 적당히 치러질 가능성도 희박하다. 프로야구도 마케팅이다. 공격적으로 움직여야만 더 큰 소득을 기대할 수 있다. 가만히 앉아 기다린다고 해결될 일은 아무것도 없다.

마해영 XTM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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