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맹녕의 골프기행] '동양 최초' 홍콩골프장

[김맹녕의 골프기행] '동양 최초' 홍콩골프장 원본보기 아이콘

'동양의 진주' 홍콩은 쇼핑과 무역의 중심지다.

땅이 협소하다 보니 골프장이라고는 퍼블릭코스를 합쳐 12개가 전부다. 홍콩골프장은 그러나 11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동양 최초의 골프장이자 세계적인 명문클럽이다. 영국 통치시절에는 영국 왕실에서 인정한다는 '더 로얄(The Royal)'이라는 글자가 앞에 붙었으나 1996년 중국으로 이양되면서 지금은 그냥 홍콩골프장이 됐다. 1889년 5월, 13명의 골프 열성가들이 모여 해피밸리에 골프장 부지를 허가 받아 만들었다. 딥워터베이와 신계지역의 판링코스로 나뉜다. 딥워터베이는 9홀로 규모가 작은 반면 판링은 총 54홀로 올드코스 18홀(파71), 에덴코스 18홀(파70), 뉴코스 18홀(파70) 등으로 구성돼 있다. 코스 형태는 약간의 기복이 있는 영국 남부의 구릉골프장과 비슷하다.

국제대회가 있을 때에는 이 세 코스를 절묘하게 조합해 챔피언코스를 만들어 운영한다. 홍콩오픈과 던힐컵, 조니워커클래식 등을 치렀다. 스위스 금융회사 UBS가 후원한 홍콩오픈에 2007년에는 최경주가, 2009년에는 양용은이 출전해 국내 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에는 정부 지시로 승마경기가 열려 한달이나 골프장이 문을 닫아 화제가 됐다.

페어웨이가 좁고, 양쪽에 나무까지 빽빽하게 들어서 있어 더 좁아 보이는 착시현상이 골퍼의 심리를 압박한다. 보기에는 짧고 쉬워 보이지만 그린이 작고 도그렉홀도 많아 서 스코어 내기는 만만치 않다. 드라이브 샷을 페어웨이 목표 지점에 정확하게 보내놓지 못하면 반드시 응징을 받는다. 매우 습한 기후 때문에 비거리가 한국에 비해 5~10야드 가량 준다. 한 클럽 길게 잡는 게 유리하다. 라운드하다 보면 티잉그라운드 인근의 묘지가 이색적이다. 날씨가 덥고 습해도 짧은 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들어갈 수 없다는 드레스 코드 규정이 있다. 반바지라면 스타킹이나 긴 양말을 신어야 하며 클럽하우스에 입장할 때는 재킷을 착용해야 한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