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화 6년' 와이브로 최대 위기

표현명 사장 "와이브로 장비 없어"..와이브로 주파수 전환 시사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우리나라에서 주도한 무선 인터넷 기술 '와이브로(Wibro)'가 쇄락의 길을 걷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관련 사업을 펼쳤던 KT도 와이브로 주파수를 다른 용도로 사용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2006년 상용화 이후 6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은 셈이다.

17일 KT는 와이브로 주파수를 TD-LTE(시분할LTE)로 전환해 서비스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표현명 KT 개인고개부문 사장은 "와이브로를 통해 새로운 서비스 제공하려고 해도 소비자들이 와이브로를 사용할 수 있는 장비가 없다"며 "와이브로와 TD-LTE는 같은 주파수 대역에서 서비스할 수 있어 이 같은 추세를 회피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기존 와이브로 서비스를 다른 기술을 통한 서비스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관련 사업을 주도했던 KT의 이 같은 입장에 따라 국내에서 개발한 통신 기술 와이브로는 결정적인 위기에 봉착하게 됐다. 와이브로는 스마트폰의 3G 통신망처럼 언제 어디서나 이동하면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기술로 2002년 10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삼성전자 등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이후 국내 사업자로 KT와 SKT가 선정되면서 2006년 6월 30일부터 상용화 서비스가 시작됐고 2007년 10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3G 이동통신의 6번째 기술 표준으로 채택된 바 있다. 하지만 WCDMA, LTE 등의 통신기술에 밀리면서 인텔과 삼성전자가 해당 기술 개발을 상당 부분 접는 등 사양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가입자는 약 100만 명 수준이다.

KT 측은 공식적으로 와이브로 서비스를 접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세계 통신기술의 흐름 자체가 와이브로가 아닌 TD LTE로 전환되는 시점이다보니 주파수를 공유해서 양 서비스를 모두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KT의 계획이다. 표 사장은 "와이브로와 TD-LTE 동시 사용 통신사가 나오고 있다"며 "와이브로를 더 활성화시키기 위한 정책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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