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의원출신 김춘수 '꽃'도 빼야하나"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시인(詩人)인 민주통합당 도종환 의원이 9일 자신의 작품이 교과서에서 제외된 것에 대해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도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단지 정치인이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교과서에서 작품을 빼도록 강요하는 것은 정치에 대한 편견"이라며 "정치 자체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도록 하는 일에 교육 당국이 앞장서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도 의원은 또한 "이런 식의 부당한 처사와 불이익을 감수해야 정치를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어떤 문인, 화가, 건축인, 영화인이 문화예술계를 대변하는 일을 맡으려 하겠는가"라며 "제2, 제3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번 사건에 대한 국민적 의견을 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도 의원은 앞서 국회 본회의의 자유발언에서 '흔들리며 피는 꽃'이라는 자신의 시에 대해 "수많은 국민들이 이미 알고 있는 시"라며 "이 시에 정치적인 문제가 있는가. 이런 시를 학생들이 읽어서 안 되는 이유가 있는가. 지난 10년 동안 교육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항변했다.

도 의원은 이어 "김춘수 시인도 11대 민정당 전국구 국회의원이었다"면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로 시작하는 '꽃'과 같은 시도 교과서에서 빼야하느냐"고 따졌다.

도 의원은 "19대 국회를 시작하면서 여야 할 것 없이 특권을 내려놓고 더 겸손해지고자 노력하고 있는 마당에, 정치인을 이런 식의 편견으로 바라보고, 정치 자체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하는 일에 교육 당국이 앞장서서는 안 된다"면서 ""이런 평가가 정치적 파당적 편견을 전파하는지 국민여러분과 의원 여러분의 현명한 판단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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