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엔딩'으로 막 내린 몰리나의 PK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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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연이은 불운이다. FC서울 공격수 몰리나가 또 한 번 페널티킥 망령에 고개를 숙였다. 중요한 승부처에서 나온 잇단 페널티킥 실축은 자칫 징크스로 이어질 법 했다. 다행히도 이번 결과는 ‘해피엔딩’이었다.

몰리나는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19라운드 홈경기에서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광주에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주며 0-1로 끌려가던 서울은 전반 26분 결정적인 동점 찬스를 잡았다. 오른쪽 측면에서 최태욱이 밀어준 패스를 문전에 있던 데얀이 트래핑하는 과정에서 상대 파울을 유도하며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 키커는 서울에서 가장 정확한 킥을 자랑하는 몰리나였다. 이미 한 차례 지나간 악몽이 되살아났다. 몰리나는 지난달 20일 수원과의 FA컵 16강전에서 천금 같은 페널티킥 선제골 기회를 놓쳤다. 결과는 서울의 0-2 완패로 끝났다. 경기장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망설임 없이 공을 향해 달려간 몰리나는 힘찬 왼발 슈팅으로 골문 오른쪽을 노렸다. 그러나 이미 방향을 예측한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따라붙을 수 있는 결정적인 찬스를 놓친 서울은 이후로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반격은 후반 들어 터진 데얀의 동점골과 함께 시작됐다. 비로소 부담을 떨친 몰리나의 활약이 빛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후반 26분 과감한 측면 돌파로 최태욱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한 몰리나는 2-2로 팽팽히 맞선 후반 종료직전 극적인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데얀의 쐐기 골을 도왔다. 경기 후 최용수 서울 감독은 “우리 팀 프리킥과 페널티킥은 몰리나가 차기로 약속이 돼 있다. 지난 번 실축으로 키커를 교체하기 보다는 정해진 룰에 맞춰 몰리나가 차도록 지시했다”면서 “비록 실축을 했지만 오히려 선수와의 믿음이 두터워졌다. 결국은 마지막에 좋은 상황을 만들었다”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어 “후반에 나온 페널티킥은 몰리나가 찰 의지도 없었고 부담을 가질 수 있어 데얀이 차게 했다”면서 “다음부터는 몰리나가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기는 힘들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웃음 지었다.

난타전 끝에 광주를 3-2로 물리친 서울은 안방에서 리그 10경기 연속무패(8승2무) 가도를 달리며 12승5무2패(승점 41)로 선두탈환을 위한 중요한 고비를 넘었다.




김흥순 기자 sport@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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