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노스 그리스 재무장관 건강상 이유로 사임

사마라스 내각에 큰 타격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바실리스 라파노스 그리스 재무장관이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했다. 라파노스의 사임으로 두 차례의 총선을 거치면서 어렵게 출범한 안토니스 사마라스 내각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 사마라스 총리는 후임 재무장관 인선을 둘러싸고 고심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라파노스는 사마라스 총리가 총리 취임과 거의 동시에 그의 발탁을 알렸던 인물로, 사마라스 내각에서는 회심의 카드였다. 그가 신임 재무장관으로 선임됐다고 발표했을 당시 그리스 현지 언론들은 “라파노스는 신뢰감을 불어넣는 인물이다. 그는 무엇을 강요하기보다는 이해당사자들간의 합의를 이끌어 낼 줄 아는 인물로 그리스의 상황 역시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며 그의 발탁을 반겼다.그는 통상적인 테크노크라트와는 달리 1969년 군부독재에 맞선 좌파 저항 그룹의 멤버로 4년반 수감세월을 보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그가 좌파와 우파의 연합 정권인 사마라스 내각에서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도 했다.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24일(현지시간) 좌우파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트로이카(국제통화기금, 유럽연합, 유럽중앙은행)와 협상에 나서 그리스 구제금융 조건을 완화하고, 위기에 처한 그리스 경제에 비상처방을 내리면서도 그리스 경제를 살려야 하는 그의 역할을 두고서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의 사임으로 사마라스 내각은 초기부터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 라파노스의 사임을 두고서 위기 컨설팅 기업인 콘트롤 리스크의 데이비드 레아 애널리스트는 “사마라스 내각으로서는 썩 좋은 출발이 아니라면서, 연립정권을 이루는 다른 두 당과 함께 신속하게 후임 인선에 착수해 정권에 균열이 발생하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파노스의 후임으로는 집권여당인 신민주당 내에서는 스타브로스 디마스 전 EU집행위원위원과 타소스 기안니치스 전 그리스 내무장관이 거론되고 있으며, 그 외에 인물로는 저명한 경제학자인 야니스 스토우나라스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사마라스 내각은 유로존과 최소한 긴축정책 목표 달성시점을 최소한 2년간 미뤄주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구제금융 재협상을 추진중이다. 여기에는 세금감면 및 저소득 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등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립정권을 구성하는 3당간의 합의안에는 추가적인 공공부분 해고 금지, 저소득층 연금에 삭감 정책 번복, 최저 조세 기준 상향 등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사마라스 총리 역시 와병중이다. 그는 최근 각막 수술을 받았는데, 이 때문에 EU 정상회담 등에도 불참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그 대신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대통령과 디미트리스 아브라모폴로스 외무장관 등이 참석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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