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기 황제' 표도르, 은퇴 선언…"딸들과 지내고파"

(출처: ESP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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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러시아의 '격투기 황제' 에밀리아넨코 표도르가 은퇴를 선언했다.

미국 ESPN과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 등에 따르면 표도르는 21일(현지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M-1 챌린지' 페드로 히조와의 대결에서 1분42초만에 KO 승리를 거둔 뒤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는 뜻을 밝혔다.올해 만 35살인 표도르의 이날 경기가 사실상 마지막 무대가 된 셈이다.

표도르는 이날 인터뷰에서 "이제 그만둘 때가 된 것 같다. 딸들이 나와 떨어져 자라고 있다"며 은퇴 이유가 가족에게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위한 것임을 밝혔다.

그는 "어떤 환상적인 제안으로도 나를 유혹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번 은퇴 결정을 번복할 여지도 두지 않았다. 표도르는 경기에 앞서 "(이번 경기가) 마지막이 될지 모른다"며 은퇴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의 은퇴 결정에는 최근 UFC와의 재계약이 불발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표도르는 올 초 "UFC에서 싸우고 싶다"며 옥타곤 복귀를 시도했고, 바딤 핀켈슈타인 M-1 글로벌 대표까지 "모든 준비가 돼 있다"며 발 벗고 지원에 나서면서 물밑 협상은 성사 단계에 이르는 듯 했다.

하지만 복귀전은 결국 'M-1 챌린지'에서 치뤄졌고 표도르는 더 이상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거 표도르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은퇴 후) 러시아 국익을 위한 일을 하며 젊은 선수들을 양성하고 싶다"라고 밝힌 바 있어 격투기계를 완전히 떠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표도르의 마지막 경기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참관했다. 국제경제포럼 참석을 위해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한 푸틴은 경기장을 찾아 링 바로 앞에서 표도르를 응원했다.

푸틴은 표도르가 승리를 거둔 뒤 링에 올라 "당신 때문에 격투기가 러시아에서 이렇게 인기가 높아졌다"며 치하했고, 표도르 역시 푸틴이 격투기를 지원해 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조인경 기자 ik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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