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루피 가치가 끝모르게 추락하는 이유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인도의 통화인 루피가 연일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우며 폭락하고 있다.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에다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으로 투자자들이 루피를 투매하고 있는 결과다.

인도 정부는 루피약세는 수출증가를 가져오는 만큼 길게 보면 경상수지 적자를 줄일 수 있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고 유로존(유로 사용 17개국) 국채위기로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어 루피화 폭락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달러화에 대한 루피 가치는 지난해 16% 하락한 데 이어 올들어서 16%가 하락했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루피는 21일 국제 외환시장에서 인도 중앙은행의 시장개입에도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런던 시장에서 종가기준으로 루피화는 1달러에 56.31루피를 기록했다.

오후장 초반에 달러에 대한 루피화는 지난 5월31일 기록한 최고치 달러당 56.51을 돌파해 56.55루피에 도달했으나 인도 주가 상승으로 56.30달러로 조금 내려갔다.달러는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가 3차 양적완화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한 이후 주요 통화에 대해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루피화에 대해서도 마찬 가지였다.

더욱이 인도가 앞으로 몇 달 사이에 투자적격등급을 상실하고 정크 등급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하면서 투자자들은 루피화를 매각하면서 하락을 촉진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에 이어 피치는 지난 18일 인도의 신용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춘 이후로 인도의 국가신용등급이 정크등급(투자부적격등급)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두 신용평가사가 인도에 매긴 신용등급은 투자부적격 등급보다 단 한단계 위일 뿐일 정도로 위태위태하다.

인도의 루피화는 최근 인도 중앙은행인 인도준비은행(RBI)이 금리를 뜻밖에도 동결해 경기 둔화를 우려하는 투자자들을 실망시켜 주가가 하락한뒤 급락했다.

인도 금융계는 루피가 달러당 57루피 이상으로 급등하지 않으면 RBI기 시장에 개입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루피 약세의 근인은 인도의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가 꼽힌다. 인도의 경상수지 적자는 무역수지 적자 폭이 커진데다 자본이탈로 폭을 넓히고 있다.인도 정부는 지난주 5월 무역수지 적자가 4월(134억 달러)보다 큰 163억 달러라고 발표했다.


두부리 수라바오 RBI 총재는 “내가 충격을 받은 것은 루피 평가절하에도 무역수지에서 조정이 전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도 통화정책위원회 아쉬마 고얄(Ashima Goyal) 위원은 “루피 약세는 장기로는 수출을 증대시켜 경상수지 적자 축소를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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