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무원이 ‘4억원’ 만든 참 쉬웠던 비법

충남 보령시 K국장, 딸 명의 김 가공공장에 정부보조금 지원 받도록 하고 가로채 구속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충남의 고위공무원이 정부보조금을 가로챘다가 검찰에 구속됐다. 가로챈 나랏돈은 4억5000만원이다.

15일 대전지검 홍성지청에 따르면 정부보조금 지원사업과 관련, 검찰조사를 받던 충남 보령시 K국장이 지난 13일 구속됐다.검찰에 따르면 구속된 K국장은 딸(30) 이름으로 운영하는 김 가공공장이 정부보조금 9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게 자부담금을 냈다가 되찾는 방법으로 보조금 4억5000만원을 받았다.

김 가공공장은 지난 3월 ‘2012년 수산물 산지가공시설 지원사업’에 선정돼 국비와 지방비 등 9억원의 정부보조금을 받았다. 이 중 50%인 4억5000만원은 지난 3월에 지급됐다.

이 업체는 선정 때부터 보조금 지원과 관련된 각종 의혹에 휘말려 구설이 끊이질 않았으며 감사원 감사를 받은데 이어 최근 검찰조사를 받았다.보령시 공무원노조 홈페이지 등엔 “시청 고위간부와 관련있는 업체가 정부보조금을 지원받는 건 직위를 이용한 부당한 처사”라면서 K국장을 비난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특히 수산물 산지가공시설지원사업은 정부보조금을 받기 위해 자부담 6억원이 필요한 사업이다. K국장의 부인이름으로 있던 이 업체는 2년 전 부도로 지금까지 빚이 남아있던 곳으로 6억원을 조달할 능력이 없었다는 게 보령시청공무원들 말이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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