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받은 '오리온'...한숨 돌린 '스포츠토토'(종합)

스포츠토토 이사회, 대표이사 해임 결의안 21일 재논의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박대호 스포츠토토 대표이사 해임안이 의결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스포츠토토 이사회는 오는 21일 오전 10시 이사회를 다시 속결하고 박 대표에 대한 해임안을 다시 의결하기로 했다.

스포츠토토 이사회는 7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박 대표의 해임과 새로운 이사 선임건을 놓고 5시간이 넘는 격론을 벌였으나 안건에 대한 자료나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 21일 재논의키로 했다.이날 이사회는 8명의 이사진이 모두 참석했으나 1명이 일정상 먼저 자리를 비웠고, 7명 중 다수결 투표를 통해 5명이 찬성, 2명이 반대했다.

박 대표는 "이번 이사회 의결 연기는 대주주가 지시한 스포츠토토 검찰 수사와 관련 현 경영진이 책임져야 한다는 내용을 검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이에 이사회는 현 경영진의 책임 여부나 책임의 정도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검찰의 수사 결과 ▲국민체육진흥공단의 감사 결과 ▲오리온그룹과 스포츠토토의 합동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조사하고 판단해야 한다고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이어 "이번 이사회 결과는 스포츠토토가 대주주인 오리온이나 대주주인 담철곤 회장의 뜻을 거부하는 것이 아닌 보다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결과를 얻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임시주주총회 개최는 이 세가지 수사·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현 경영진의 책임 여부를 판단하고 그 후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한편 대주주인 오리온이 박 대표를 해임하려는 사유는 두 차례에 걸친 인사권 수용 거부다. 지난 3월30일 대주주인 오리온은 스포츠토토의 체질을 바꿔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유로 박 대표의 단독대표에서 분야별 각자대표 체제를 도입하자고 제안했으나 박 대표 이를 거부했다.

이런 상황에서 4월19일 스포츠토토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실시됐고 같은 달 30일에는 스포츠토토 자금담당자가 구속됐다.

이후 지난달 25일 강원기 오리온 대표 등 4명은 박 대표의 집무실을 찾아 '박 대표의 직위해제 조치를 추진키로 했고, 이후 필요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담 회장의 뜻이 담긴 문서를 읽고 전달했다. 일방적으로 해임을 통보한 것이다.

이에 박 대표는 해임안에 강력 반발하며 "직위해제 조치는 이사회나 주주총회를 거쳐 결정되는 것"이라며 "부당한 처사에 맞서 법적 수단을 포함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대주주인 오리온이나 박 대표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이사진들도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박 대표의 해임안은 놓고 오리온과 박 대표의 기싸움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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