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갤럭시S3 때문에 장사가 안 돼요"

휴대폰 판매점, 갤 노트 최저 가격 부르지만 갤3 대기 수요만 잔뜩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갤럭시S3 때문에 장사가 안 돼요"

휴대폰 판매점을 운영하는 신모(남·47)씨는 "요즘 매출이 바닥까지 내려간 상태"라며 울상을 지었다. 6일 종각역 서울 종각역 인근의 매장들을 돌아본 결과 신 씨의 가게 말고도 판매점 입구마다 '갤럭시S2 무료 행사'라는 광고 문구가 잔뜩 붙어 있었지만 매장 안은 휑하기만 했다. 신씨는 "신형 휴대폰 출시 간격이 지나치게 짧고, 더구나 출시 6개월 전부터 입소문이 나면서 고객들에게 노출이 되기 때문"이라며 원인을 꼬집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2(24개월 약정, 34000원 요금제 번호이동)를 할부원금 '무료'로 살 수 있는 기회이지만, 갤럭시S3 출시일이 언제인지 물어보는 손님만 가끔 찾아올 뿐 "아무리 공짜로 내놓아도 팔리지 않는다"고 했다.

갤럭시S3의 3G 모델은 이달 중순, LTE(롱텀에볼루션) 버전은 이번 달 말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이로 인해 기존 휴대폰을 찾는 고객들의 발걸음은 뜸해졌다. 구매일을 조금 늦추더라도 신형 휴대폰을 사는 쪽을 선택하는 것이다. SK텔레콤 직영 온라인 쇼핑몰 '티월드숍' 상담 게시판에도 갤럭시S3 예약판매 여부을 묻는 질문들이 주를 이룰 정도로 휴대폰 구매 대기자들의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그나마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모델은 삼성전자의 최신형 모델 가운데 하나인 '갤럭시 노트'다. 신씨는 "급하게 휴대폰을 바꿔야 하거나, 가격 인하 소문을 들은 고객들이 주로 찾는다"면서도 "많아 봐야 하루 2, 3개 파는 정도"라고 푸념했다. 갤럭시 노트는 갤럭시S3 출시가 임박해오자 재고 정리 차원으로 저렴하게 팔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갤럭시 노트 16GB는 출고가는 93만3900원. 하지만 올해 3월 번호이동 조건으로 24개월 약정·6만2000원 요금제를 택해 구매했을 때 이용자가 총 납부해야 하는 금액인 할부원금이 60만원대로 뚝 떨어졌다.

급기야 지난달에는 휴대폰 구입자에게 제공되는 보조금이 할부 지원금과 요금 지원금, 통신사 보조금 등을 합해 총 62만8000원으로 책정되면서 현재 30개월 약정·6만2000원 요금제 조건으로 할부원금은 약 31만원까지 내려갔다.

지난해 하반기에 출시된 4세대(4G) 휴대폰은 가격 인하 폭이 훨씬 더 크다. LG전자 ‘옵티머스 LTE’의 출고가는 89만9800원이지만 보조금을 대폭 지원받아 현재 온라인 판매처에서 14만원(24개월 약정·6만2000원 요금제)에 구입할 수 있다. 팬택의 ‘베가 LTE’ 역시 똑같은 조건에 할부원금 10만원에 팔리고 있다.

휴대폰 판매점을 운영하는 김모(여·55)씨는 "아무래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 제품보다는 LG의 옵티머스, 팬택의 베가 시리즈 제품들에 판매 장려금을 더 많이 제공한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판매 장려금이 거의 나오지 않는 아이폰 시리즈의 경우 가격변동이 거의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오히려 지금이 갤럭시 노트 등 인기 있었던 모델을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며 "굳이 갤럭시S3나 아이폰5처럼 최신 고사양 모델이 필요 없는 고객들은 휴대폰을 훨씬 저렴한 가격에 바꿀 수 있다"고 귀띔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