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發 '대공황 공포'에 선그은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

"유럽 위기, 대공황 버금" 김석동 금융위원장 발언 반박

강석훈 "본질적으로 스페인, 그리스 문제..예견됐던 일이기도"
홍종학 "단순히 유럽만의 문제로 봐선 안돼"


강석훈(왼쪽) 의원과 홍종학 의원

강석훈(왼쪽) 의원과 홍종학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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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유로존의 위기는 본질적으로 그리스의 문제, 스페인의 문제이기 때문에 파급력이 크지 않다."

유럽 재정위기에 대해 새누리당의 강석훈 의원이 이같은 '소수 의견'을 냈다. 강 의원은 5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나와 "지금은 상당 부분 예상됐던 위기"라며 "(유로존 문제가) 합리적인 해법이 아니라 정치적인 해법으로 가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고 말했다.

강 의원의 진단은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발언을 반박하는 내용이어서 관심을 끌었다. 김 위원장은 전날 간부회의에서 "유럽 재정위기는 자본주의 역사에서 1929년 대공황에 버금가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기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유로존의 현 상황이) 대공황에 버금가는 쇼크가 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제가 보기에는 우리의 위기대응 자세가 미비하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 다소 과격한 표현이 나온 것 같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대응수단이 미비하다'는 주장에 관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금리는 이미 초저금리의 상황으로 와있고 각국의 재정상황은 매우 악화됐기 때문에 경기를 받쳐줄 수 있는 정책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8년 위기 때는 각국 정부가 금리를 내리고 통화정책에 이어 재정정책을 써서 경기의 급격한 하락을 방지하고 어느정도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그럴 만한 여유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더욱 치밀한 대응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반면 같은 프로그램에 강 의원과 함께 출연한 민주통합당 홍종학 의원은 "전 세계적인 상황에서 가장 약한 국가들부터 무너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이 문제를 단순히 유럽만의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홍 의원은 또 "그리스가 흥청망청 (경제 운용을) 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렇게 보면 우리나라에도 상당한 수준의 규제완화라든가 부동산 거품 때문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이어 "미국은 8% 정도의 실업률이 장기간 지속되고 유럽은 10%가 넘어갔다"면서 "세계 양대 선진경제권의 실업률이 10% 근방에서 몇 년 동안 지속되는 것은 해결하기 굉장히 어려운 문제가 됐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우리 정부는 일시적으로 금융시장이 호전되니까 '이제 위기는 끝났다'고 선언을 했었다"면서 "그런 것들이 사태를 오판하게 만든 것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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