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와 경영의 상관관계는?…"마음 다스려야"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골프를 두고 단순한 스포츠로 여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기업을 이끄는 경영자들에게 골프는 스포츠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수시간 동안 필드를 걷고 골프공과 홀에 정신을 집중하다 보면 동행하는 사람과의 인맥이 두터워지고 어려운 거래를 성사시키기도 한다. 글로벌 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가 골프를 치면서 회사의 사활을 건 협상을 성공으로 이끈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삼성그룹 사장단은 30일 서울 서초동 사옥에 마음골프학교 김헌 교장을 초빙해 '골프와 경영'을 주제로 한 강연을 청취했다.

김헌 대표는 학창시절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으로 무려 13학기를 다닌 인물이다. 20대 후반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여러번 사업이 망한 뒤 '내 안의 골프본능'이라는 책을 썼다. 이후 호남대학에서 골프를 가르치며 김 교수로 변신했고 현재는 마음골프학교를 차리고 1000명에 가까운 제자를 배출한 자칭 교장이 됐다.

김 교장 항상 강조하는 것은 "최고 골퍼들의 승리 비결은 기술이 아니라 마음"이라는 말이다. 김 대표는 이날 역시 삼성 사장단들에게 골퍼로 성공하기 위한 마음가짐과 경영자로서 성공하기 위한 마음가짐이 동일하다며 강연을 진행했다. 세계 최고의 골퍼들은 사소한 기술에 연연하지 않고 마음을 다스리는 훈련에 집중한다. 타이거 우즈 역시 경기 전 1시간 명상으로 워밍업을 하며 라운딩 중에는 고도의 몰입으로 집중력을 높여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다.

흔히 정확한 스윙 동작만 배우면 골프를 잘 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마음이 불안정하면 스윙 동작이 부정확해져 얼토당토않은 미스 샷을 날릴 때가 많다. 골프는 스윙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면 본인의 베스트 샷을 날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김 교장은 골프와 경영 두가지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 훈련'이라고 강조했다. 집중력과 평상심을 유지하고 끊임없는 자기 수양만이 골프와 경영 모두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골프는 매 홀마다 목표설정, 위기관리, 책임의식, 선택과 집중의 고도한 계산이 필요하다. 이기기 위해서 어떤 준비를 하고 골프장에 들어서서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임해야 하는지 경영에 대한 지식을 몸으로 학습하고 깨달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장은 "인문학과 골프를 연결해 보면 전략과 전술, 룰과 매너, 심리학과 경영의 법칙 등이 모두 녹아있다"면서 "단순히 스윙 자세를 교정하고 공을 멀리 날려 보내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날뛰는 마음을 다스려야 제대로 한 골프를 할 수 있다. 이는 경영과도 일치한다"고 말했다.

세계 유수의 기업 CEO들도 골프와 경영의 상관관계를 얘기한다.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은 골프를 놓고 "즐겨야 할 때와 철저해야 할 때를 구분하라"고 말했고, 스탠리 오닐 전 메릴린치 회장은 "스스로 옳다고 판단되면 주변의 이야기에 흔들리지 말라"고 말했다.

이 외 폴 파이어맨 리복 회장은 "경영자는 위험 속에서도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며 골프에서 배운 위기관리와 위기 속 기회를 잡는 법에 대해 설명했고 마크 킹 테일러메이드 CEO는 "이기고 싶은 적일수록 더 가까운 곳에 두라"며 필드에서 배운 경영의 교훈을 전하고 있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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