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성장세 둔화 심각하다"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거듭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8.1%로 전분기 경제 성장률 8.9%에 비하면 둔화세를 보이지만, 경착륙으로 보기는 어렵다. 더욱이 일부 애널리스트들과 중국 정부 당국자들은 1분기를 기점으로 중국 경제가 바닥을 치고 나올 것이라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과연 중국 경제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차기 중국 총리로 유력시되는 리커창(李克强) 부총리는 미국 대사와 만난 자리에서 중국 경제의 가장 주요한 변수로 이용되는 GDP와 관련해 “사람이 만든 자료”라서 신뢰할 수 없고 단지 참고용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그가 신뢰하는 주요 지표는 전력사용량, 철도운송물동량, 대출총액 등을 들었다.

그가 제시했던 지표들을 놓고 보면 중국 경제는 GDP 등으로 살펴봤던 것과 달리 중국 경제가 훨씬 심각한 수준이다. 중국 국가 에너지국이 발표한 4월 전력사용량은 전년 동기보다 3.7%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전달 7.2%는 물론 지난해 4월 전략사용량 증가율 11.7%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올해 들어 철도운송물동량 역시 성장률이 낮은데다 하반기에 가면 증가율이 상반기에 절반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으며 은행들의 신규대출 역시 예상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드러났다. 칭화대학교의 패트릭 쵸바넥 교수는 “중국은 지난 3년간 투자붐을 탔지만 모두들 이런 식의 성장세가 계속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서 “현재는 그 사실을 확인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붐을 대체할 만한 것이 없다는 점에서 중국은 그동안 익숙했던 GDP 성장률 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는 일단 부동산 규제 등의 영향으로 보이지만 이 요인 하나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중국 4월 수출입의 경우 극히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경제가 둔화되고 있음에도 경기 부양책 내놓는데 너무 오랜 시간을 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 서기 이후 정치적 혼란으로 중국 정부가 신속하게 경기 대응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경기 부양책으로 내놓을 수 있는 선택사항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금융위기 이후 중국 정부가 대규모 부양책을 내놓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와 국영 은행들의 부실 채권 등에 대한 우려로 추가적인 경기 대책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주석 기자 gongga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