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청약률 '제로'에서 수요자들이 찾는 인기단지로 환골탈태한 아파트가 속속 나와 주목된다. 설계변경과 값싼 분양가를 내세운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2008년 전후로 침체된 지방 부동산 경기 탓에 청약률 제로에 가까운 저조한 분양 성적을 냈던 이들 단지들은 최근 트렌드에 맞는 새 옷을 갈아입고 수요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지난 2008년 3월 내놓은 문수로2차I'PARK가 대표적이다. 당시 전용면적 109~223㎡의 중대형 평형대 총 886가구를 선보였다. 하지만 가라앉은 부동산 경기와 높은 분양가로 분양 성적은 좋지 못했다. 그런 탓에 시행사와 시공사간 갈등까지 발생했다. 급기야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은 토지를 직접 매입, 4년만인 올 5월 재분양에 나섰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최근 트렌드를 반영해 면적을 84~114㎡로 줄여 중소형 비중을 늘렸다. 덕분에 단지 규모도 199가구를 늘어난 총 1085가구의 대단지가 됐다. 84㎡의 주요 주택형은 1순위에서 청약 마감됐고 전체단지가 평균 2.4대 1의 경쟁률로 재분양에 성공했다. 저렴한 분양가도 흥행에 한몫했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1211만원으로 4년전 분양가(1497만원)보다 20%(286만원) 낮췄다.
삼도건설 역시 이달들어 경북 포항 우현지구에 삼도뷰엔빌W 신규 분양을 진행했다. 현재 분양 중인 삼도뷰엔빌W는 구 청구지벤 아파트 현장이다. 신축 도중 청구건설의 부도처리로 인해 건설이 중단된 상태였던 것을 지역건설업체인 삼도건설이 사들여 재분양에 나섰다.
면적대는 84~137㎡로 동일하게 구성했다. 하지만 설계변경을 통해 17㎡형의 초소형 주택 88가구를 추가했다. 총 593가구로 단지가 커졌다. 2007년 12월 청구에서 분양됐을 당시 3.3㎡당 평균 분양가는 600만원이었던 데 비해 이번에 분양한 삼도뷰엔빌W의 평균 분양가는 593만원이다. 5년전보다 7만원 낮아졌다. 덕분에 선호도가 가장 높은 84㎡는 1순위에서 마감됐고 저렴한 분양가와 높은 품질로 단지 평균 4.51대 1의 경쟁률로 수요자를 끌어모았다.하반기에도 새단장을 통해 재분양에 나서는 단지들이 눈에 띈다. 현대산업개발은 오는 12월 울산 중구에서 약사동 I'PARK를 분양한다. 2008년 4월 최초 분양할 때는 84~144㎡ 총 504가구였으며 3.3㎡당 평균 1377만원이라는 높은 가격조건 탓에 저조한 청약률을 기록했다. 현대산업은 하반기 중 84~114㎡로 면적대를 줄이고 분양가도 낮춰 재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대림산업도 오는 7월 경북 포항시에서 양덕1차e편한세상을 재분양할 계획이다. 2007년 양덕1차e편한세상과 양덕2차e편한세상을 동시 분양, 2차만 2010년 4월 입주하고 1차는 공사를 중단한 채 대기 중이었다. 최초 분양 당시 84~165㎡ 규모 총 637가구를 공급했지만 재분양에서는 84~130㎡로 조정해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거래가 가능한 양덕2차e편한세상의 3.3㎡당 평균 시세가 588만원인 점을 감안해 이번 분양가는 과거 3.3㎡당 660만원보다 낮게 형성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철 부동산114 연구원은 "올 2분기 전국 아파트 분양계획 물량이 10만가구를 훌쩍 넘어섰고 5월 들어 이미 2만가구 이상이 분양에 나선 상태"라며 "수도권 청약 시장이 1분기보다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위기 속에서 주택형 축소, 설계 변경과 디자인 강화 등 새단장에 나선 재분양 단지들이 청약시장에서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현대산업개발은 울산 문수로2차I'PARK 면적을 84~114㎡로 줄이는 등 최근 트렌드를 반영, 재분양에 성공했다. 사진은 울산 문수로2차I'PARK 조감도.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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