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단상]주식시장의 양극화, 수익창출 기회 될 수도

"왜 내 종목은 이렇게 못 올라가는 건가요?"

최근에 투자자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전화다. 그럴 때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종목들은 실적 모멘텀이 좋고 미래 성장성이 갖춰져 있는 기업인데 일시적으로 시장이 왜곡된 것이라고 설득을 하곤 한다. 요즘 시장을 보면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연초 대비 지수는 상승했지만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른 종목보다 빠진 종목이 훨씬 많다. 그렇다 보니 주도주를 제때 사지 못한 투자자들은 힘든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작년 주식시장의 최대의 화두는 차ㆍ화ㆍ정(자동차ㆍ화학ㆍ정유)으로 대표되는 주식들이었고, 올해 주식시장의 견인차는 소위 전차군단으로 불리는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이다. 다른 주식들은 대부분 매우 부진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작년과 올해 모두 특정 종목군으로 자금이 집중되며 수익률이 양극화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데 본질을 살펴보면 이유는 동일하다. 주식시장은 주도주를 찾고 싶어 하고 주도주에 집중하고 싶어 하는 본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대개의 자문사들이 2009년과 2010년 시장 상승기와 '자문사 7공주'라는 말이 유행했던 때까지는 주도주에 몰입해 높은 수익을 냈다. 그러다 보니 고객도 자문사에 거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이제 시장 고성장기는 지났다.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수익률 괴리감도 커졌고 고객도 더 이상 대박의 환상을 갖지 않게 됐다. 따라서 이럴 때일수록 자문사들도 제 색깔을 내야 한다. 자신만의 운용철학을 세우고 지킬 때인 것이다.

주가가 항상 기업가치와 동행하는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주식시장이 어려운 것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보면 그래서 기회가 있다고 생각된다. 세계적인 투자가 앙드레코스톨라니는 "주가란 주인(기업의 본질가치)이 산책을 나가면 그 뒤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따라가는 강아지와 같다"고 표현했다.

이 말은 기업의 가치는 실적이나 밸류에이션 등 본질적인 가치에 달려 있지만 주가는 때로는 주인을 앞서 나가는 강아지처럼 기업의 본질가치 대비 고평가되기도 하고, 때로는 주인을 뒤따라오는 강아지처럼 기업의 본질가치 대비 저평가되기도 한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지금 시점 기업의 본질가치 대비 주가가 저평가돼 있어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투자처는 어디일까. 결국 우수한 실적과 미래 성장성에도 불구하고 펀더멘털 외적 요인으로 많이 하락한 종목군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들어 주식형 펀드 환매가 지속되고 외국인 투자자 위주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중소형주 소외 현상이 크게 나타났다.

코스닥 시장은 연초 이후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고 중소형주 수익률도 매우 부진한 상황이다. 심지어 최근 한 달 동안 그리스의 하락률과 코스닥의 하락률이 비슷한 수준임을 본다면 현재의 중소형주의 하락은 다소 지나친 감이 있다.

시장이 불안하다는 이유나 수급적 이유로 본질적 가치와 무관하게 동반 하락한 종목들은 긴 안목에서 투자자들에게 큰 수익을 안겨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실적 우량 대형주만이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시장은 항상 실적과 성장성을 겸비한 주식이 싼 가격에 거래되는 것을 오래 두지 않는다.

즉, 극단적인 양극화는 또 다른 수익 창출의 기회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기술 혁신의 중심에 있는 중소형주들이 하반기 주도주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박관종 프렌드투자자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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