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창업 석세스 스토리 | ‘특허 국자’ 개발한 박정주 꿈에본 대표
[사진: 이코노믹리뷰 이미화 기자]
언뜻 보면 그저 평범한 국자다. 그런데 알고 보면 ‘쩐의 비밀’이 숨어 있다. 특허를 받은, 범상치 않은 국자라는 것. 그릇에 국자가 빠지지 않게 손잡이에 걸림 턱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식당부터 TV드라마, 일본을 지나 남극 세종 기지까지 이 국자가 진출하지 않은 곳이 없다는 얘기에 눈이 번쩍 뜨인다.
이런 국자류는 1년에 약 100만 개가 팔려나가 연매출 25억원, 국내 음식점 시장 점유율 25%를 기록하고 있다. 생활 속 불편함을 무심히 넘기지 않고 사업화에 성공한 이 남자. 주인공은 꿈에본 박정주(53) 대표다. 특별한 그의 국자 만큼이나 그의 창업 성공 스토리도 드라마틱하다.1990년대 초반 스테인리스 제품이 국내에 처음 소개될 때쯤 주방용품을 공장에서 떼다 도매상에 넘기는 사업으로 그는 돈을 꽤 벌었다. 하지만 너무 잘 나갔던 게 화근이 됐다. 한여름 파라솔 사업, 기타 제조사업에 문어발식으로 손을 댔다가 1995년 전 재산을 날렸다.
무일푼으로 2억~3억원이나 되는 엄청난 빚을 갚기란 쉽지 않았다. “잘 알지도 못하는 분야를 시장 조사도 없이 친구 말만 덥석 믿고 투자한 게 실패 요인이었습니다. 망하는 건 한 순간이더라고요. 알거지가 되니까 주변의 사람들이 모두 떠나더군요. 그때 인생 공부를 뼈저리게 했습니다.” 돈이 없어 공공화장실을 전전하며 잠을 자던 시절의 이야기를 하다가 그는 눈시울을 붉혔다.
재기는 중국을 발판으로 이뤄졌다. 주방용품 도매 사업을 했던 것을 계기로 중국에서 식기류와 국자 반제품을 판매, 6배에 달하는 높은 마진을 내면서 돈을 크게 벌기 시작했다. 하지만 경쟁업체가 급격히 많아짐에 따라 얼마 못 가 또 위기를 겪게 됐다. 바로 그때였다. 자신만의 독과점 시장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것이. 그러던 중 어느 날 우연히 식당에서 찌개를 먹다가 국물에 자꾸 국자가 빠지는 것을 보고 그는 무릎을 탁 쳤다. ‘그릇에서 미끄러지지 않는 국자를 만들자.’ 그렇게 해서 여러 번의 실패 끝에 지금의 ‘특허 국자’를 개발하게 됐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도매상인들이 기존 거래 관계로 인해 박 대표의 국자를 거절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밥을 함께 먹는 등 인간적으로 가까이 다가가 결국 한 업체와 거래를 틀 수 있었다. “편리하고 품질이 좋으니까 점점 입소문이 났어요. 도매업자 모임 자리에도 소개돼 주문이 폭주하면서 대박을 터뜨렸죠.”
박 대표는 주변에서, TV에서 자신이 발명한 국자가 보일 때 무한 행복을 느낀단다. 국자에서 얻은 자신감으로 발명에 몰두, 현재 그는 뚝배기 집게와 나사가 보이지 않는 가위 등 35개의 실용실안과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접는 컵’을 개발, 곧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전의 접는 컵은 위·아래로 접는 형태인 반면 제가 개발한 제품은 옆으로 접는 방식이에요. 벌집에서 힌트를 얻은 건데 견고하고 통풍이 잘 되는 육각의 원리를 반영했죠. 친환경적이고 휴대가 용이해 시장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자신합니다.”
시행착오를 여러 번 거치면서 특허 국자로 주방용품 발명 CEO란 타이틀을 얻고 사업까지 꽃피우게 된 박 대표. 창업 성공의 비결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나만의 차별화 상품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평범한 사업은 하지 말라고, 블루오션 전략으로 승부하라고 창업 준비생들에게 얘기해 주고 싶어요. 특히 시니어 창업은 돈만 벌려는 생계형 보다는 남은 인생을 즐길 수 있는 아이템을 선택해야 합니다.”
실패는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단다. 다시 일어서기까지 정말 힘들었던 경험의 여파가 큰 탓일까. 은행 대출이나 무리한 투자 등 빚을 지는 행동은 절대 하지 않는다고. 박 대표는 “창업자의 80%가 3년을 못 버틴다고 한다더라”며 “사업이 만만치 않다는 걸 꼭 염두에 뒀으면 좋겠다. 선택한 분야에 불철주야 미쳐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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