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토 너무 심심한 아이들...'TV 보는 날'

토요일 여행이나 체험학습 경험은 3% 정도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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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주5일수업제'가 시행된 지 세 달째, 대부분의 초등학생들은 토요일 집에서 TV를 보거나 컴퓨터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사회나 학교에서 마련된 프로그램이 적어 학생들이 야외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또 이들 중 10명 중 7명은 '학교를 가지 않아 즐겁다'고 답한 반면,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줄었다고 생각한 학생은 10명 중 4명에 그쳤다. 토요일 점심을 혼자 먹는 학생도 10명 중 3명이나 됐다.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문 산하기구인 참교육연구소에서는 초등학교 5~6학년 1523명을 대상으로 4월11일부터 20일까지 '주5일수업제'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주5일수업제 실시 후 토요일을 '집'에서 보낸 학생이 82.3%로 가장 많았다. 다음이 공원(39.1%), 학교(19.6%), 학원(11.2%) 순이었다. 도서관(10.6%), 체육시설(8.4%), 청소년 시설(1.4%) 등 지역사회 문화시설에 대한 이용은 적었다. 또 남학생들은 PC방에서 보냈다고 답한 비율이 17.3%로 여학생(0.9%)과 차이를 보였다.

토요일 주로 무엇을 했는지 두 가지를 고르라는 질문에는 1순위가 TV시청(53.1%), 2순위 컴퓨터 사용(44.7%), 3순위 운동(25.3%)으로 나타났다. 세부항목에서는 남녀학생의 차이가 보였다. 컴퓨터 사용의 경우 남학생은 54.4%, 여학생 34.8%를 보였고, 운동은 남학생 35.4%, 여학생 15.1%였다. 여학생들은 주로 취미활동을 한다고 응답한 학생이 32.9%를 보였다.그렇다면 토요일에 학생들이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1위는 컴퓨터 사용이 43.3%로 가장 많았다. 주5일수업제 실시 이후 토요일에 여행을 했다고 응답한 학생은 3.7%에 불과했지만, 여행하기를 '희망'한 학생은 39.6%나 됐다. 체험활동을 했다고 답한 학생도 3.9%였지만 희망하는 학생은 22.6%로 집계됐다. 학생들이 토요일에 다양한 야외활동을 하기를 원한다는 뜻이다.

토요일 점심을 '부모님과 함께 먹는다'는 어린이는 68.8%, 혼자 먹는 어린이는 27.9%였다. 3.2%의 어린이는 토요일 점심을 굶고 있다. 초등학생 전체 숫자를 단순 비교하면 10만 명 이상의 어린이가 점심을 굶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토요일에 쉬는 것에 대해서는 대체로 만족한다는 답변이 많았다. '토요일 휴식이나 활동으로 생활이 즐거워졌다'는 답변이 69.6%, '개인적인 시간이 늘어났다'가 62.0%, '부모님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52.4%였다. 반면 공부 스트레스가 줄어들었다고 답한 비율은 44.7%로 절반에 못 미쳤다. '과외나 학원 등 사교육시간이 더 늘어났다'고 답한 학생도 15.2%나 됐다.

참교육연구소 관계자는 "어린이들이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보급과 지역의 문화, 체육시설등 사회적 인프라 구축에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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