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로직 "올해 1분기 글로벌 PF사업 급감"

금융시장 자금조달 어려워져..PF규모 전년동기 3분의 1로 줄어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올해 1분기 글로벌 프로젝트 파이낸스(PF) 규모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PF 사업 위축은 글로벌 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PF 사업 규모는 646억달러로 집계됐다. 전년동기의 3분의 1 수준이고 금융위기 발생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PF 사업 위축의 1차적인 원인은 금융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자본건전성을 강화하라는 규제 강화 탓에 자금을 투입할 여력이 크지 않다. 부채를 줄여야 하는 은행들은 PF 사업에 신규 대출을 해주기보다는 오히려 현재 보유하고 있는 PF 관련 자산을 매각하고 있는 실정이다. 은행업계에서는 PF 시장이 훨씬 더 심각하게 위축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UBS의 폴 도노반 선임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PF 시장에서 자본조달 전쟁이 시작되는 단계라고 진단했다. 그는 "글로벌 자본 파이 중 일부를 쟁취하기 위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 전쟁에서 PF는 패배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BNP파리바 에너지·인프라건설 담당 대표인 피에르 니콜라이는 "PF 사업의 전통적 사업방식은 깨졌다"고 말한다. PF 사업의 자산을 담보로 금융시장에서 장기의 저금리 대출을 받아 사업을 진행하던 전통적인 PF사업 방식은 불가능해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도 대규모 인프라 건설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PF 대출 시장에서 가장 큰 은행 중 하나인 프랑스의 BNP 파리바는 향후 5년간 PF 사업에서 부족한 자금 규모가 3000억유로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계획 중인 PF 사업 중 상당수가 공사 지연, 중단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재정적자를 줄여야 하는 정부도 PF 사업 지원에 나서지 못 하고 있다. 이에 따라 PF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비용은 비싸지고 수익률은 떨어지고 있다.

신흥시장 경기도 둔화되면서 과거처럼 스테이트뱅크오브인디아 등 신흥시장 은행들이 PF 시장 위축의 완충 역할을 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터키 정부는 역내 2위 가스 공급업체 매각을 전격 취소했다. 관심을 보였던 4개 업체가 모두 입찰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FT는 터키의 경우 계획된 PF 사업 대부분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받기로 한 것이어서 특히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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