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실태, 학교별로 인터넷에 공개한다

전국 1만1363개 학교의 회수율, 피해응답률, 일진인식률 등 실태 조사 응답 결과 공개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1. 같은 반 친구가 왕따를 당하는데, 남자아이들이 그 친구의 책상을 발로 찼다. 그 아이가 운동장에서 놀고 있으면 계속 모래를 던졌다. 그 아이가 지나다니는 길은 더럽다고 아이들이 지나다니지도 않는다.

#2. 3학년2반 김00라는 아이가 우리학교 일진인데, 여러 애들을 힘들게 한다. 특히 장애인 친구 한00이 제일 많이 당한다. 저번에는 여러 명이 이 친구를 발로 밟고 웃으며 놀렸다. 교육과학기술부가 학교폭력대책의 일환으로 지난 1월 초·중·고등학생(초등4학년~고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가 19일 공개됐다. 대상 학생 559만명 중 25%인 139만명의 학생이 이번 조사에 참가했다. 전체 응답자 중 12.3%인 17만명은 '최근 1년간 학교폭력 피해 경험 있다'고 응답했고, '학교내 일진이 있거나 있다'고 답한 응답자도 24.5%나 됐다.

교과부는 이중 13만5859건에 대해서는 학교측과 공동 대응을 하고, 3800건은 경찰이 수사에 나서도록 했다. 1만7062건은 순찰을 강화하거나 CCTV설치지역으로 선정하는 등 정책에 반영했다.

학교폭력 피해사례 등을 적도록 돼 있는 주관식 문항에 대해서는 ▲교육 및 상담 ▲교육내 순회지도 ▲학교 자체 진상조사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개최 ▲전문적 상담 및 치료 ▲지역사회 및 유관기관 연계지도 등 6가지로 분류해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사례 1의 경우처럼, 가해자와 피해자의 정보는 없지만 피해사실이 구체적으로 서술된 경우는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진상조사를 실시해, 사실로 파악된 경우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넘긴다. 사례 2처럼 가해자와 피해자 정보도 파악된 경우는 사안조사를 거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여는 식이다.

학교별로는 초등학교는 장난과 폭력을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주로 담임교사가 없을 때 학교폭력이 발생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집단따돌림과 성폭력 사건이 자주 발생하며, 폭력서클과 연루된 경우도 많았다.

교과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각 학교별로 구분해 교과부 홈페이지와 학교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다. 이를 통해 각 학교별 응답률, 일진 파악 정도, 피해 유형 등을 알 수 있다. 또 회수율이 10% 이하인 학교 1906곳 등에 대해서는 시도교육청 주관으로 경위조사 및 실태조사를 재실시한다.

그러나 교과부는 전반적인 회수율이 낮은 것을 감안해 다음 조사부터는 온라인 설문조사로 바꿀 방침이다. 조사는 학교폭력 발생 빈도가 높은 매 학기 초인 3~4월, 8~9월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한다.

교과부 관계자는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의 후속조치가 실효성있게 이뤄지려면 학교장의 관심과 역할이 중요하다"며 "일선 학교장에 교과부 장관 명의의 서한을 보내 후속조치 추진을 적극 요청할 것"이라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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