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특산식물 ‘섬시호’ 시집간다

국립수목원, 울릉도서 증식시킨 2000여 개체들 공립수목원 11곳 분양…보존·교육자료 활용

대량 증식된 섬시호

대량 증식된 섬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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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세계적으로 희귀한 울릉도 특산식물 섬시호(Bupleurum latissimum Nakai)가 전국으로 ‘시집’간다.

10일 산림청에 따르면 국립수목원(원장 신준환)은 세계적으로 울릉도에서만 볼 수 있는 멸종위기식물 섬시호를 2008년 10월 자생지를 중심으로 생태환경을 되살려 분양에 들어간다. 2010년 자생지에서 모은 종자로 대량 증식된 2000여 개체가 이날 11개 공립수목원에 고루 분양돼 보존?교육 자료로 쓰인다. 또 남은 일부 개체들은 자생지주변에 심어 계속 복원된다.

국립수목원은 2008년 자생지 주변 식물군락으로 햇빛이 부족, 사라질 위기에 놓였던 섬시호의 자생지주변생태환경을 개선해 살려냈다.

그 뒤 2년 만에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개체수가 크게 늘었고 2010년 자생지에서 모은 섬시호 종자를 대량 발아시켜 증식에 성공, 30cm 크기로 자랐다. 섬시호는 산형과의 여러해살이풀로서 지구촌에서 울릉도에서만 자라는 희귀식물이자 특산물이다. 1916년 5월28일 울릉군 서면에서 첫 발견된 뒤 ▲울릉읍 도동 ▲서면 남양리 ▲태하리 일대에서 보고됐으나 기후변화에 따른 자생지식물군집 변화로 사라졌다.

꽃을 피운 섬시호

꽃을 피운 섬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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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자생지에선 무단채취와 훼손으로 사라졌고 2008년 가파른 바위절벽을 피난처로 삼아 뿌리를 내린 소수개체들만 살아남은 것으로 확인됐다.

섬시호 분양을 받는 수목원은 제주 한라수목원, 경남 반성수목원, 대구수목원, 전남 완도수목원, 전북 대아수목원, 충남 금강수목원, 충북 미동산수목원, 경기도 물향기수목원, 강원도 화목원, 여주군 황학산수목원, 경남 금원산수목원이다.

국립수목원 관계자는 “섬시호는 물론 다른 멸종위기식물의 대량증식?분양과 전국 수목원·식물원들과의 공동네트워크로 식물 종보전에 나선다”며 “섬시호 분양은 멸종위기식물 연구와 보존, 교육적 효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왕성상 기자 wss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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