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진료기록 부실, 병원에 의료과실 책임" 판결

[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부실하게 작성된 진료기록으로 인해 의료과실여부를 파악할 수 없다면 환자 측에 유리한 판단을 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8부(오연정 부장판사)는 전립선 적출수술을 받은 다음 사망한 강모씨의 유족들이 서울대학교병원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손해배상금 65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재판부는 "의료진이 수술과정에서 다른 조직이나 기관을 손상시키지 않았거나 수술 후 출혈을 멈추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다면 강씨가 사망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의료진의 과실과 강씨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종합병원에서 수술일로부터 1개월이 지나도록 수술기록을 작성하지 않은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보면 수술 과정에서 다른 조직이나 기관을 손상시켜 출혈을 발생하게 한 의료진의 과실이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다만 고인이 과거 복부수술을 한 병력이 있어 상당히 위험한 수술이었고 수술당시 고령이었던 점, 의료진이 뒤늦게라도 출혈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2차 수술을 시행하고 지속적인 적혈구 혈액과 신선동결혈장 수혈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한 점 등을 고려해 병원의 책임은 40%로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강씨는 2009년 6월 서울특별시립보라매병원에서 전립선암 진단을 받고 종양 제거를 위한 전립선적출술을 받은 후 출혈이 발생하고 혈압이 불안정해 수액공급, 혈종제거술 등의 조치를 받았으나 그해 7월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했다.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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