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오르건 말건 '금 모으기'에 미친 그들은

중국인의 금 사랑, 기원 전부터 시작됐다

[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중국인의 금(金) 사랑이 기원전인 고대시대부터 시작됐다는 흥미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듀크대학교 학자인 호머 더브스가 1942년 5월 출간한 '경제사 저널(The Journal of Economic Histry)'에 따르면 중국인들이 금을 중히 여기는 사상은 오랫동안 전통으로 이어졌다고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이 책에는 지금으로부터 1989년 전인 중국 기원후(AD) 23년경 한나라를 멸망을 이끈 왕망(王莽·BC45-AD23)이 금을 500만 온스나 쌓아두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 전국시대 7국(진,초,제,연,한,위,조)을 통일한 중국 최초의 통일 제국의 황제인 측천무후(Wu Zetian·則天武后)도 160만 온스의 금을 대량으로 수집했다고 전한다.

고대 중국 뿐 아니라 고대 페르시안 제국도 전세계 금의 1%를 가지고 있었으며, 로마제국도 전성기 당시 국고에 전 세계 8%의 금을 축적했다고 이 책에는 기록돼 있다. 더브스가 이 같은 내용을 종합해 볼 때 중세 유럽 황실에 축적된 금의 양은 370만 온스에 달한 반면 금 생산은 턱없이 부족해 '금 품귀현상'이 나타났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503~1660년 사이 금의 생산은 스페인 광산개발자들이 미국에서 583만 온스 생산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고대 중국 황실은 금을 한 자리에 최대로 끌어모으는 것이 부(富)의 상징이자 권력을 과시하는 것이므로 금을 모으는 것이 최대 관심사였을 것으로 분석된다.

WSJ는 고대 중국 황실의 이런 전통이 현재 중국 정부의 금 축적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편 한 때 금을 가장 많이 모았던 중국 왕망은 자신이 금을 모으기 위해 기원후 6년동안 제국 시민들에게 금 소유를 허락하지 않았다. 기존 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금을 비롯해 땅과 재산을 모두 국유화하고 정부가 유용할 수 있도록 몰수했다. 미국 프래클린 루즈벨트도 금이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 1993년 4월 금 비축 및 보유 금지한 바 있다.

중국인들의 금 모으기는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중국인들의 이와 같은 금모으기 행태는 금값이 향후 오르고 내리는 것과 상관없이 이어질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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