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종횡무진 한국경제, 돌파구는 어디에 있나

재벌 공화국 '대한민국'의 경제를 종횡무진 파헤치며 내놓은 분석과 처방

[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재벌은 성장의 엔진인가? 아니면 탐욕의 화신인가?' 당신의 대답이 어느 쪽이든 우리 경제를 논할 때 '재벌'을 빼놓고 이야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책의 저자인 김상조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겸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한국 경제를 장악해온 재벌에 대해 경제력 집중 심화 문제와 불건전한 지배구조 문제로 나누어 조목조목 따진다. 김 교수는 문제점을 진단하기에 앞서 "GDP대비 삼성ㆍ현대ㆍLGㆍSK 등 범4대 재벌의 자산 비중은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훨씬 초과하는 58.6%를 기록했으며, 국민계정의 총설비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외환위기 직전 수준에 도달한 34.3%에 이르렀다"며 여전히 우리 사회가 재벌공화국임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킨다.

저자는 "재벌이 생산성 향상을 기반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나가는 것 자체는 비판의 대상이 아니지만, 재벌의 '경제력 집중'이 시장지배력 남용의 결과라면 문제는 심각하다"고 지적한다. 재벌이 중소기업의 존립을 위협하고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길을 막고 있다면, 국민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선순환 구조를 깨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일감 몰아주기' 관행 역시 비판을 피해가지 못한다. '일감 몰아주기' 관행이란 돈이 될 만한 사업 분야에 총수 일가가 출자하는 새로운 회사를 차려 여기에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주는 관행을 뜻하는 것으로, '세금 없는 부의 대물림' 같이 기업 지배구조의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이 책에는 재벌의 지배구조 개혁뿐 아니라 한국 경제를 관통하고 있는 경제 이데올로기, 산업별 양극화, 금융개혁 등 총 8가지 주제에 대한 분석이 담겨 있다. 저자는 지난 50년 동안 우리가 걸어온 경제 변화의 경로를 추적하는 동시에 재벌, 중소기업, 금융, 노동 등 부문별로 분석하며 '한국경제'라는 지도의 퍼즐을 종횡무진 맞춰나간다. 재벌개혁에 대한 해답이 궁금하다면 김 교수가 내놓은 '기업집단법'에 대한 제안도 눈여겨 볼 만 하다.

종횡무진 한국경제/ 김상조 지음/ 오마이북/ 1만5000원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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