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암 진행 억제하는 '만능 효소' 발견

[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국내 연구진이 폐암, 혈액암 등 모든 암의 진행을 억제하는 만능 효소의 기능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8일 건국대학교 안성관 교수 연구팀이 유방암, 자궁암, 폐암 등 고형암뿐만 아니라 림프성·골수성 혈액암의 진행단계를 억제해 암세포 사멸을 촉진하는 효소 '뮬란(MULAN)'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고형암과 림프성·골수성 혈액암의 발병이나 암세포 확산에 모두 관여하는 효소(Akt)가 있다는 사실은 1990년대 말 밝혀졌다. Akt는 세포의 성장, 침윤, 전이, 대사와 혈관 신생을 촉진하는 효소다. 암세포에는 Akt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돼 있다. Akt 활성화는 암세포의 성장, 전이, 항암제 내성, 재발과 관련된 모든 질병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Akt 분해 유발 효소로 암을 치료하려는 노력이 계속돼왔으나 가시적 성과는 없었다.

안 교수 연구팀은 세포 내 존재하는 효소 '뮬란'이 Akt를 분해하고 암세포의 성장과 발달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뮬란'은 Akt와 관련된 모든 암세포 진행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활성화된 Akt만을 표적으로 삼는다.

안 교수는 "'뮬란'은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를 통해 Akt 분해를 촉진한다"며 "Akt 활성은 거의 모든 암과 관련되는 만큼 Akt를 분해하는 '뮬란'의 기능 발견은 매우 의미 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그는 "'뮬란'으로 신개념 항암제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연구 성과는 네이처(Nature)에서 발간하는 생명과학 분야 권위지 '세포연구(Cell Research)'지 13일자 온라인 속보로 게재됐다.




김수진 기자 sj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