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망해도 괜찮아".. 튀고 싶은 비아그라 복제약들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오는 5월 '비아그라'의 물질(실데나필)특허가 만료되면서 연간 1000억원에 달하는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이 열린다. 이미 30여개 제약사가 복제약 개발에 뛰어들었는데, 치열한 경쟁이 불 보듯 뻔한 만큼 제약사들은 '튀어야 산다'는 전략으로 일전을 대비하고 있다.

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30여개 제약사가 비아그라 복제약을 만들겠다며 낸 생물학적동등성시험 계획서를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승인받았다. 생동성시험이란 복제약이 오리지널약과 약효(효능) 등에 있어 동등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시험이다.이들 복제약은 대부분 비아그라와 동일한 효능에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다. 아직 판매가를 정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비아그라(1만5000원 가량)의 절반 수준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저렴한 가격은 복제약의 '무기'가 될 순 없다.

때문에 일부 제약사들이 차별화로 내세운 점은 제형의 변화다. 서울제약, 제일약품, 진양제약 등은 물 없이 입 안에서 녹여먹는 필름형을, 대웅제약은 씹어먹는(츄정) 제형을 준비중이다. 앞서 시알리스, 레비트라, 엠빅스, 자이데나 등의 기존 제품들도 재빨리 알약 형태가 아닌 녹여먹거나 매일 먹는 저용량 등으로 업그레이드를 꾀했다.

제품의 '첫인상'인 이름에도 고심한 티가 역력하다. 명문제약ㆍ안국제약ㆍ부광약품ㆍ유한양행ㆍ동화약품ㆍ삼진제약ㆍ한올바이오파마 등은 '회사명+실데나필'로 평범하게 지었다. 그러나 한 번 들으면 쉽사리 잊지 못하게 지은 곳도 상당수 된다. 생동성시험 계획서에 등록한 이름만 놓고 보면, 일부는 굉장히 '자극적'이다. '스그라'(비씨월드제약), '자하자'(동광제약), '오르맥스'(일양약품), '세지그라'(하나제약) 등이 대표적이다.'힘', '자유' 등을 함축적으로 의미하는 이름도 눈에 띈다. 대웅제약의 '누리그라'(모든 남성이 누린다), 서울제약 '불티스'(be willing), CJ제일제당 '헤라크라'(헤라클레스), 근화제약 '프리야'(자유로운 밤), 제일약품 '포르테라'(점점 세게), 삼아제약 '비아신'(비아그라 제품의 신) 등 다양하다.

이중 일부 제품명은 3개월 후 그대로 통용되진 않을 수 있다. 약사법 시행규칙 상 '의약품의 명칭으로 적합하지 않거나 다른 제품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는 명칭' 또는 '의약품의 효능ㆍ효과를 그대로 표시하는 명칭' 등은 사용할 수 없게 돼 있기 때문이다.

5월 제품 출시를 준비중인 한 제약회사 관계자는 "곧 수많은 복제약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만큼, 제품명을 두고 고심을 거듭한 끝에 효능과 연결지을 수 있는 제품명을 확정지었다"면서 "단순히 제품명을 튀게 짓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연내 제형 변화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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