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세제 도둑 극성이라는데..대체 왜?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최근 미국 경찰들의 골머리를 썩이는 절도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범행 품목은 귀중품이 아니라 세제 타이드(Tide)다. 미국 전역에서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는 타이드 절도 문제로 일부 도시에서는 타이드 절도를 막기 위한 특별 전담팀을 만들기까지 했다고 데일리 메일이 12일 (현지시간) 보도했다.

타이드는 미국 주부들이 오랫동안 애용해왔던 세제로, 미국 세제 시장에서 점유율 1위 상품이다. 타이드가 절도의 표적이 된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상품인데다가, 훔치기 쉽고, 추적하기 어려우며, 다시 되팔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절도범들의 경우 훔친 타이드를 다른 소매상에 팔아넘기는 사례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미국 경찰들은 타이드가 암시장에서 5~10달러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타이드의 소매 가격이 10~20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암시장에서도 고액으로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경찰들은 타이드를 ‘액체 황금’이라고 부르기까지 한다.

미국 경찰은 지난해 미네소타주에서 15개월동안 타이드를 2만5000달러어치 훔친 사람을 검거한 사례도 있을 정도다.

‘타이드’가 화폐처럼 거래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국 경찰들은 타이드가 제품 씨리얼 번호가 없어서 추적하기 어려울뿐더러, 미국 사람들이 널리 애용하는 브랜드라서 다른 세제들보다 더 많이 범행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 경찰들은 다른 세제들을 놔두고 유독 타이드 절도가 느는 것과 관련해 “도둑들이 되팔기 쉬운 아이패드를 선호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는 것이다.

도둑들은 타이드를 쇼핑카트에 담고, 문 밖으로 돌진해서, 미리 준비되어 있는 차에 옮겨 싣고 도주하는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

타이드는 범죄조직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타이드가 화폐처럼 이용되면서 마약 대금으로 타이드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실제 한 경찰은 “마약거래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마약 판매상에게 접근했더니 판매상이 마약은 없고, 타이드 14통이 있는데 그것이라고 가져가겠냐고 되물었다”고 말했다. 경찰들은 타이드가 마약 결제 대금으로 이용된 것으로 보는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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