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철 하이닉스 사장 "당분간 메모리에 역량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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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아직 성장 여력이 충분한 만큼 당분간 메모리 반도체에 역량을 집중할 것입니다."

권오철 SK하이닉스 사장(사진)은 13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SK텔레콤 과의 합병이 이뤄졌지만 당장 하이닉스의 사업구조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메모리에 대한 모바일 등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상승중이고 경쟁 업체 대비 하이닉스가 기술과 제품, 원가경쟁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며 "시장점유율로만 봐도 D램은 24%, 낸드 12%에 불과해 메모리의 확고한 우위 구축을 통해 성장을 추가로 가져갈 여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점진적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것"이라며 "가장 가까운 것은 시스템반도체로 지속적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하이닉스가 가장 역점을 두고 키우는 영역은 낸드플래시다. 권 대표는 "역사상 처음으로 투자액의 절반 이상을 낸드에 투입한다"며 "인텔이 마이크론에 투자를 중단해 불리하지 않은 변화를 맞게 됐고 SSD(낸드를 이용한 대용량 저장장치) 시장의 본격 성장으로 활발한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시장 점유율을 끌어 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우시 공장과 관련해서는 "우시의 제조 기반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하이닉스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며 "낸드 역시 (우시에서) 생산 못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D램은 2분기 20나노 양산 돌입과 함께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줄여나간다는 전략이다. 박성욱 연구개발총괄 부사장은 "20나노 이후에는 기존 기술 구조를 유지하면서 차세대 메모리를 추진하는 두 가지 방향을 통해 D램 사업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하이닉스는 올해 총 4조2000억원의 대규모 설비투자를 계획했다. SK는 여기에 10% 이상의 금액을 추가로 투입한다는 복안이다. 권 대표는 "시장변동이 크기 때문에 1년 투가 계획을 고집스럽게 가져갈 필요는 없다"며 "구체적인 숫자는 없지만 환율 변동도 있고 해서 증가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SK라는 든든한 우군을 만난 하이닉스는 양사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 한다는 방침이다. 권 대표는 "반도체가 성장 잠재력이 큰 반면 변동성이 높아 하이닉스 혼자는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며 "SK 합병 이후 규모와 안정적인 재무구조, 현금 창출 능력 등이 결합하면서 성장성과 안정성을 상호 보완하는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메모리 수요의 중심이 모바일로 급속히 이전하고 있고 SK는 모바일 생태계의 상위에 있어 상호 협력 여지가 많다"며 "우리의 모바일 반도체는 모바일 기기나 칩셋을 만드는 업체와 협력 관계에 있어 자연스럽게 우리 고객과 SK고객이 연관 돼 있다"고 밝혔다.

특히 최태원 SK 회장이 하이닉스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며 "일상적인 일들은 경영진이 처리하겠지만 전략적으로 중요한 사업은 최 회장과 같이 결정하게 된다"며 "최 회장의 경영 역량과 국내외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하이닉스로 이식하면 사업 자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양 사 간 시너지를 위한 인력교류도 시작됐다. 권 대표는 "우수 인재를 엄선해서 기업문화 및 협력문화 구축을 위한 적정 규모의 인력 교류 시작했다"며 "SK에서 임원이 8명 정도 왔는데 경영 통합을 하는데 많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편, 엘피다 사태 이후 시황 개선에 대해서는 "1분기 까지는 실적이 급격히 회복되기는 어렵지만 중후반부터 시황과 경쟁구도가 개선되며 좀 더 나아질 것으로 본다"며 "엘피다가 어떤 식으로 통합되느냐에 따라 유불리는 있을 수 있지만 법정 관리를 벗어나기까지 상당한 경쟁력 약화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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