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푸조 신용등급 '정크'로 강등

실적 부진·재정상황 악화 반영..푸조 2월 佛 신차 등록대수 29% 급감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유럽 2위 자동차업체 푸조 시트로엥의 신용등급을 정크(투자 부적격) 등급으로 강등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무디스는 이날 푸조의 장기 신용등급을 'Baa3'를 'Ba1'으로 한 등급 낮췄다. 무디스는 푸조의 재정상황 악화와 순부채 급증을 신용등급 강등의 배경으로 꼽았다.푸조는 지난해 9200만유로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6억2100만유로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2010년에 비해 적자전환했다. 순이익 규모도 2010년 11억3000만유로에서 지난해 5억8800만유로로 58%나 줄었다. 반면 순부채는 22억유로 증가했다.

무디스의 폴크 프레이 애널리스트는 "푸조의 2011회계연도 결과가 무디스의 기대치에 크게 미달했다"고 지적하며 "신용등급 강등은 단기적으로 재정 여건을 개선시키는데 대한 어려움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푸조는 전날 위기 극복을 위해 미국 제너럴 모터스(GM)와 플랫폼 공유, 부품 공동 구매 등 전략적 제휴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푸조는 또 10억유로 규모의 신주를 발행할 것이며 이중 3분의 1 가량을 GM이 매입할 것이며 이에 따라 GM은 푸조 지분을 7% 획득해 2대 주주에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조측은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은 실적 평가와 연계된 것이라며 GM과의 전략적 제휴와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프레이는 GM과의 전략적 제휴 및 신주 발행을 통한 자본 조달 내용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를 통해 한동안 영업개선과 수익 확대가 있겠지만 신용등급 강등은 푸조의 핵심 시장인 유럽에서 자동차 수요에 대한 부정적인 리스크가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과거 자동차 업체 간의 제휴가 경쟁력 강화와 실적 개선을 이끌어내지 못 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에 따르면 프랑스의 2월 자동차 등록대수는 16만3063대를 기록해 전년동월대비 20.2%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17.8%, 지난 1월 20.7%에 이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특히 푸조의 등록대수는 4만8569대에 불과해 전년동월대비 29.2%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푸조의 지난해 2월 신차 등록대수는 6만8628대였다.

시장관계자들은 올해 유럽 자동차 판매가 5년 연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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